​베트남, 비자 정책 개정으로 관광업 돌파구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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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기자
입력 2023-06-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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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클로를 타고 호찌민시를 돌아보고 있는 관광객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이 비자 정책 개정을 통해서 관광업 발전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베트남 국회는 지난 24일, 참석 국회대표 475명 중 470명(대의원의 95.14%)의 찬성으로 베트남인 출입국법 및 외국인 출입국∙경유∙체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 내용은 △전자비자 기간 30일에서 90일로 연장 △전자비자 발급 이후 90일 이내 복수사용 가능 △무사증(무비자) 입국자 체류기간 15일에서 45일로 연장 등이다. 개정안은 8월 15일 발효된다. 베트남 국회 상임위원회는 전자비자 발급 대상국과 발급 국경관문 목록을 작성할 것을 유관기관에 지시했으며, 해당 법이 시행되는 대로 정부는 조속히 결의안을 공포할 계획이다.

단수 혹은 복수 전자비자 기간을 90일까지로 연장한 것은 국제 관광객들의 요구를 충족하고 투자나 학업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투자 및 사업차 동남아 여러 국가를 방문하는 비즈니스 고객들이나, 인도차이나 지역을 비롯해 동남아 여러 국가들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유리하다.

이처럼 전자비자를 활성화하는 것은 베트남과 외국인들에게 출입국 절차에 대한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따로 대사관이나 업체 등을 통해 비자 신청을 할 필요가 없으며, 베트남 출입국기관 또한 보다 효율적으로 입국자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비자 입국자의 체류 기간을 종전 15일에서 45일로 연장한 것은 베트남의 관광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체류 기간 연장으로 관광객들이 관광 일정을 보다 유연하고 주도적으로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관광 성수기인 9월부터 해외 관광객의 수요를 자극해 베트남의 올해 목표인 800만명의 해외 방문객 유치 달성을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호찌민시 책 거리를 탐방 중인 한국인 관광객 [사진=베트남통신사] 

관광업계 '반색'
비자 정책 개정 소식에 베트남 관광업계도 반색하고 나섰다. 비자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관광객들도 체류 기간에 걱정을 덜게 돼 베트남 방문 욕구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트남 여행업체 비엣 투어리즘 커뮤니케이션의 팜 프엉 아인 대표는 "이번 개정이 중요하고 긍정적인 소식이며 여행사와 관광 산업 전반에 상당한 혜택들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새로운 비자 정책으로 베트남을 방문하는 국제 관광객 수가 매년 5~25%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업체 트래블로지의 부 반 뚜옌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정책이 베트남 기업에 많은 이점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특히 8월은 외국인 관광객 비수기로 베트남과 기업들이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베트남 관광업계는 새로운 비자 정책에 대응하는 상품 개발에 나섰다. 관광객들의 체류 허가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관광 상품 포트폴리오도 한층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베트남뿐 아니라 인접 동남아 국가들로의 여행을 포함하는 관광상품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팜 프엉 아인 대표는 베트남에서 라오스, 캄보디아와 같은 이웃 국가에까지 방문하는 국제 관광객들을 위한 여행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레스토랑, 호텔 등 서비스 품질 평가 및 개선과 특히 관광 가이드나 일반 판매직원들의 서비스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신규 해외 파트너들을 모색해 개정된 비자 정책에 맞추어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뚜옌 CEO는 “과거 국제 관광은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관광하는 데 2~3주가 필요했고, 관광업계는 이러한 일정에 맞춰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예전과는 다르게 관광객들이 북부에서 남부로의 이동 등 베트남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기업들의 다양한 프로모션과 상품들을 통해 국제 관광객들이 베트남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고, 소비 또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행업체 럭스그룹의 팜 하 CEO는 베트남이 관광 브랜드를 다시금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각 목표 시장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 필요 △인적 자원 품질 향상 △강, 바다, 만, 호수와 같은 지역 연결 관광 상품 창출 △효과적인 관광자금 지출 및 홍보전략 수립 등을 제안했다.

비자 정책 개정과 함께 베트남의 운행 항공편이 늘어나는 것도 관광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국제 관광 시장 회복을 가속화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응우옌 쭝 카인 관광총국장은 베트남항공과 비엣젯항공이 호주 및 인도 직항 노선을 개설하면서 앞으로 두 국가에서 베트남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카인 국장은 주요 시장인 한국,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싱가포르, 영국, 말레이시아, 독일, 프랑스 등을 연결하는 직항 노선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며 항공 노선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은퇴 관광지로 각광
한편 베트남의 이번 비자 개정은 은퇴 관광에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지는 여러 국가들의 높은 생활비와 의료비로 인해 많은 외국인들이 베트남을 은퇴 후 거주지로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분석가 브엉 럼은 베트남이 외국인들에게 있어 은퇴 이후 살기에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본국보다 물가 수준이 저렴하고, 노인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친근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인 고령자들은 거주지로 보통 호찌민시를 선택하고, 다낭과 냐짱 같은 해안 도시들도 따뜻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또한 다른 국가로 여행하기에도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미국 언론도 베트남을 노후에 누릴 수 있는 '낙원'으로 꼽았다. 2019년 말 뉴욕포스트가 발표한 은퇴자들에게 가장 좋은 12개국 순위에서 베트남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비자 문제가 은퇴 관광객들의 발목을 잡은 것도 사실이었다. 동남아 전문 여행사 조이마크 트래블의 호앙 민 프엉 마케팅 이사는 베트남의 관광 인프라는 여전히 ​​동남아 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개선되어야 한다며, 특히 은퇴 이후 베트남에 오기를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대부분 단기 관광비자만이 유일한 선택지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프엉 이사는 외국인 은퇴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ASEAN 국가들 사이에 많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이 은퇴 관광객들을 위한 "적절한" 정책을 마련한다면 상당한 경제적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미국인 은퇴자가 베트남에서 체류한다면 90일간의 충분한 거주 기간을 통해 미국보다 저렴한 생활비, 따뜻한 기후, 친절한 사람들을 체험할 수 있다. 동시에 복수 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에 베트남 외 다양한 지역들을 오가며 충분하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이에 비자 기간 연장은 그동안 베트남 관광업의 주요 고질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아가 많은 기회들을 창출하여 관광 산업, 관광 경제 및 관광 발전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관광자문위원회(TAB) 호앙 년 찐 사무국장은 "새로운 (비자) 정책은 간단하고 편리한 절차로 인해 여행사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준다. 또한 전자비자 발급은 사전승인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무사증 입국에 비해 전자비자는 출입국 관리당국의 심사 작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사증 기간을 45일로 연장한 것은 베트남 관광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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