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소상공인들 "최저임금 인상되면 진짜 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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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3-06-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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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연합회, 최저임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 개최

  • "과중한 최저임금 인상, 소상공인 적자 수렁·고용 악화 악순환"

  • 소상공인 400여명 국회 향해 "최저임금 동결·업종별 차등적용" 한목소리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소상공인 문 닫는다. 최저임금 동결하라.”
“93.8% 소상공인 지불능력 고려해 최저임금 구분적용 당장 시행하라.”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하는 소상공인들의 처절한 외침이 국회 앞에 울려펴졌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는 21일 오후 2시 ‘최저임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소상공인 생계 보호를 위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반드시 동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현장에는 400여명에 가까운 소상공인들이 모여 “최저임금 동결하라”, “폐업위기 소상공인 생존권을 보호하라” 등의 구호를 목놓아 외쳤다.

오세희 소공연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 700만 소상공인은 지금 너무 힘들고 간절한 마음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과중한 최저임금은 복합위기로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을 헤어 나올 수 없는 적자의 수렁에 빠뜨리고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게 되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최저임금은 더 이상 사회 안전망이 아니다. 우리의 생계비는 누가 챙겨주냐”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이러한 소상공인의 현실을 적극 반영해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구분적용’이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에서 소상공인연합회원들이 '최저임금 인상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특히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숙박·편의점·외식·미용업주들도 단상에 올라 소상공인이 직면한 현실을 토로했다.

김미연 CU 편의점주 대표는 “편의점 하루 매출은 평균 160만원인데, 본사와 이익을 나누고 인건비, 전기세 등을 빼고 나면 점주들이 가져가는 돈은 얼마 남지도 않는다”며 “인건비가 무서워 편의점주들은 지금도 24시간 쉼 없이 가게를 지키고 과로사로 죽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지금의 단일한 최저임금 구조는 낮은 노동강도로 일할 수 있는 곳에서 적게 받고 일하겠다는 노동수요를 고용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라며 “편의점주가 최소한의 고용이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2024년도 최저임금에는 업종별 구분적용을 반드시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숙박업을 대표해 나온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은 “직원들 월급을 올려주고 싶지만, 한 달에 마이너스 200만원씩 찍으면서 직원을 줄이면 줄이지 어떻게 월급을 더 올려줄 수 있느냐”며 “지금도 피눈물을 흘리면서 빚내가며 월급 맞춰주고 있는 소상공인은 안 보이느냐. 제발 내년에는 숙박업 구분적용해서 우리 소상공인들도 숨통 좀 트이게 해주길 바란다”고 울분을 토했다.

인건비가 더 오를 경우 고용도 줄어들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이종범 풍전쭈꾸미 대표는 “지금 수준보다 최저임금이 더 오른다면 가게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서빙·조리로봇을 도입해 고용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는 최저임금을 동결하든지 업종별로 구분적용이라도 하는 방향으로 결정해 주길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전했다.

소공연은 이날 ‘최저임금 인상의 벽’을 ‘동결 망치’로 무너뜨리는 퍼포먼스와 ‘업종별 구분적용’이 소상공인에게 있어 얼마나 큰 보호막이 될 수 있는지를 표현하는 우산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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