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공습 노리는 소니, 글로벌 TV 시장서 '과거의 영광' 재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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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변경 기자
입력 2023-06-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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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삼성·LG제치고, 1위 선례 있어

  • 저금리 기조 속 당분간 지각변동 불가피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800원대를 찍는 등 '역대급 엔저'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엔저를 등에 업은 소니가 과거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아성을 위협했던 것처럼 또 한번 부활의 날갯짓을 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엔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몸집을 불리면 국내 전자업체들도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글로벌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업체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2.1%)가 1위, LG전자(17.1%)가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선두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어 중국 TV 브랜드 하이센스(10.7%)와 TCL(9.9%)이 각각 3, 4위에 랭크돼 있다. 그 뒤를 소니(5.5%)가 잇고 있지만, 1위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는 약 27%포인트로 크게 벌어져 있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소니 TV 사업부에 최근 엔저의 공습은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불과 5년 전 소니는 체질 개선과 함께 엔저 효과를 톡톡히 본 선례가 있다. 2018년 2월 삼성과 LG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소니(36.9%)가 전년(24.6%) 대비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점유율로 LG전자(33.0%), 삼성전자(18.5%)를 넘어섰다. 

소니의 이 같은 역전은 자체적인 사업 재편과 수익성 개선 전략도 한몫했지만 당시 엔저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다. 2018년 1월 당시에도 원·엔 환율은 936.59원으로 940원대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엔화 가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급 엔저 흐름이 이어지면 한국 전자업체들도 '엔저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LG전자의 경우 2013년 엔저 영향으로 시총 규모에서 일본 전자업체들에 뒤처진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1800억 달러), LG전자(122억 달러), 파나소닉(120억 달러), 소니(108억 달러) 순이었던 시총 순위는 3개월도 안 돼 삼성전자(1941억 달러), 파나소닉(183억 달러), 소니(159억 달러), LG전자(106억 달러) 순으로 바뀌었다. LG전자가 2위에서 4위로 밀려난 셈이다.

또 중국 TV 브랜드들이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저 흐름은 일본 전자업체들에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 여파로 소니가 삼성이나 LG전자와 경쟁할 때 가격 경쟁력 확보가 수월할 것으로 보나, 현재 TV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경기침체 등 외적인 요인과 브랜드 로열티 등을 감안하면 소니의 부활도 확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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