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거래 불가 종목 1500개… 이자만 떼어간다고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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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6-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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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소비자 보호 위해 불가피"

지난 14일 무더기 하한가 종목 HTS 갈무리.

최근 국내 증시에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증권사들이 지정한 신용거래 불가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6개 대형 증권사가 지정한 신용거래 불가 종목은 평균 1499개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 1381개 △한국투자증권 1657개 △NH투자증권 1660개 △삼성증권 1266개 △하나증권 1431개 △KB증권 1601개 등이다. 집계 과정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와 상장지수펀드(ETF)도 포함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신용거래 불가 지정이 투자 손실로 이어지기 쉽다고 주장한다. 투자자들이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투자했을 경우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특정 종목이 한 증권사의 신용거래 불가 목록에 포함될 경우 해당 종목에 대해 증권사의 대출은 만기가 연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자는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차입금을 모두 갚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반대매매에 처한다.

투자자들은 보유 현금보다 큰 규모로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 대출을 받는 경향이 있다.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는 주장이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담보 대출을 받아 매입한 주식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를 진행한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체결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반대매매를 당하기 전이라도 주가 하락 등으로 반대매매가 우려되는 경우 투자자 스스로 주식을 처분하기도 한다. 지난 14일 발생한 '5개 종목 하한가' 사태 역시 반대매매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들을 대량 매도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들 종목을 지난해 말부터 신용거래 불가 목록에 포함해왔다.

하지만 증권사의 신용 불가 지정은 근본적인 의미의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제도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이지 않은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을 선제적으로 포착해 경고하는 것은 보다 많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버리지 투자를 한 경우 신용거래 불가 조치로 당장 손실을 볼 수 있지만 이를 방치하면 위험한 종목에 더 큰 레버리지를 일으키다 결국 더욱 막심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하한가 사태 5개 종목의 거래가 중지된 가운데 증권사가 거래 정지 종목에 대한 신용 대출 이자를 지속해서 징수하는 데 대한 볼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손절매가 불가능한 데다 대출 만기도 연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자만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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