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그리스 해안서 난민 선박 침몰…최소한 79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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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3-06-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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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해안에서 침몰한 난민 어선 [사진=AFP·연합뉴스]

그리스에서 수백명의 난민을 태운 어선이 침몰해 최소한 7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들이 그리스 해안경비대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새벽께 그리스 필로스 남서쪽, 펠로폰네소스 해안에서 수백명의 난민을 태운 어선이 침몰했다. 그리스 관리들에 따르면 침몰 어선은 리비아 동부의 토브루크 지역을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고 있었는데, 침몰 해역은 지중해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곳 중 하나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그리스는 6척의 해안경비정과 해군 프리깃함, 군용 수송선 및 공군의 헬리콥터까지 총동원해 수색 작전을 펼친 가운데 현재까지 승객 중 104명을 구조하고 79구의 시신을 수습한 상태이다. 펠로폰네소스 지역 대변인은 "사망자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며 희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탑승자 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생존자들이 실려온 칼라마타시의 이오아니스 자피로풀로스 부시장은 현재까지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어선에 탑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생존자들 증언에 따르면 탑승객 수는 최대 750명까지도 거론됐다. 국제이주기구(IOM)는 트위터를 통해 "최대 400명"이 탑승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의 니코스 알렉시우 대변인은 국영 ERT TV에 25~30미터 크기의 선박에 승객들이 밀집되어 있던 가운데 갑자기 사람들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선박이 침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구조 작전은 지중해 지역에서의 사상 최대 규모 작전 중 하나"라며 "우리는 수색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사 소식에 그리스가 충격에 빠졌다. 생존자들을 방문한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은 "우리는 충격 받았다. 우리는 그리스에 있는 모두와 같이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참사로 중동,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유럽으로 탈출하는 난민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그리스 당국은 탑승객 대부분이 이집트, 시리아, 파키스탄인이었다고 발표했다.

CNN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분쟁, 불평등, 기후 변화 등 각종 문제로 인해 유럽으로 불법 입국하는 난민들의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난민기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3만6000명 이상의 난민이 유럽의 지중해 연안에 도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되는 수준으로, 시리아 내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5년과 2016년 초 이후 최대치이다.

유럽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IOM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사하라 사막과 지중해 등 육해상로에서의 난민 사망자수가 3789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리스는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기에 유럽 난민 문제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국가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은 이번 사고를 가리켜 "끔찍하다"고 표현하며, "전에 말했던 바와 같이 더 나은 삶을 찾는 모든 이들은 안전과 존엄성을 보장받을 가치가 있다"고 트위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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