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년 전 만든 부품 녹슬까 페인트 발라 버텼다"···다시 돌아가는 두산의 원전 시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혜란 기자
입력 2023-05-16 18: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녹슬지 말라고 페인트를 발랐죠."

지난 15일 경상남도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 공장 앞에는 물탱크를 연상하는 부품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2017년 신한울 3·4호기 계획 발표 당시 사전제작했던 주단(鑄鍛) 소재들이다. 이동현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공장장은 "5년 전에 만들었던 것인데, 산화 방지를 위해 페인트를 칠해놨다"며 "곧 다시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3년 5월 15일. 수년간 멈췄던 두산의 '원전 시계'가 다시 돌아간 날이다. 지난 정부의 탈(脫)원자력 정책으로 멈췄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공사 중단 6년 만에 재개되면서부터다. 야적장을 지키고 있던 주단 소재들도 조만간 주기기 제작을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이날 창원공장은 미래 준비에 한창이었다. 원자력공장 바닥 곳곳에는 분홍색과 녹색선이 그어져 있었다. '새 손님'인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맞을 채비다. 올 7월 원자력공장 일부 공간은 SMR 전용 공정으로 바뀔 예정이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미국 SMR 업체인 뉴스케일파워와 SMR 소재 제작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원자력공장 투어가 끝난 후 이동현 공장장은 취재진에게 당부의 말을 건냈다. 원전이 신재생에너지과 대결 구도로 비춰지는 현실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공장장은 "화석 연료 사용을 대폭 줄인 원전 역시 탄소중립을 위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한 두산에너빌리티의 자부심은 가스터빈과 풍력공장에서도 드러났다. 여의도 면적 1.5배인 창원공장엔 원자력공장뿐만 아니라 열병합발전기에 들어가는 가스터빈과 풍력발전 기기 생산 공장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천연가스를 넘어 수소를 활용하는 가스터빈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상언 가스터빈센터 담당 상무는 "가스터빈 한 대가 중형차 480대와 맞먹는 수출 효과를 가지고 있다"며 "천연가스 가스터빈에서는 패스트팔로워였지만, 수소터빈에서만큼은 퍼스트무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해상풍력 발전기 전량이 두산에너빌리티 제품이다. 당장 연내 한림해상풍력에 5.56메가와트(㎿)해상풍력발전기를 18기 설치할 계획이다. 한림해상풍력에 들어갈 허브와 나셀을  만들고 있던 현장에서 만난 신동규 풍력·서비스설계 담당 상무는 "연구개발(R&D)에만 약 2000억원을 투입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고사 위기에 처한 한국 해상풍력 생태계가 살아나 대규모 풍력단지조성에 이르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원자력공장에서 직원이 교체형 원자로헤드를 살펴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원자력공장에서 직원이 교체형 원자로헤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두산에너빌리티]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