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1년] 현장서 존재감 드러낸 1년…'강경함'엔 평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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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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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모빌리티 및 혁신 로드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른바 '셀럽(유명인) 장관'으로 불린다. 워낙 현장을 중시해 전국 주택·교통 현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에도 적극적이라 온라인 소통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원 장관은 공식 국토부 채널 이외에 개인 유튜브 채널인 '원희룡TV'를 운영하면서 실생활에 필요한 주거 정보나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 내용 등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공공분양주택 모델인 뉴홈의 사전청약 시기를 유튜브 쇼츠를 통해 홍보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요즘 부처 중에 국토부만 보인다"고 할 정도다. 

실제로 국토부는 화물연대 총파업, 건설 노동조합과 전쟁 선포,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굵직한 현안을 계속 주도하고 있다. 특히 원 장관이 '현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현장은 원 장관의 1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국토부가 다른 부처와 비교해 현장이 많은 부처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현장을 자주 찾을 줄은 몰랐다"는 말이 직원들에게서 나올 정도다. 

10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원 장관은 최근 들어 일주일에 2~3회 이상 현장을 찾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에는 '인천시 검단 아파트 붕괴 현장 점검'(2일), '청년 월세 구하기 체험'(3일) 등을 소화한 데 이어 7일에는 정자교 붕괴사고 현장을 점검했고, 이번 주에도 한·사우디 모빌리티 혁신 로드쇼(9일), GTX-C 창동역 현장방문(10일) 일정을 소화했다. 

해외 수주 활동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 이후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사우디 수주전에 나섰고 올해 3월에는 인도네시아를 찾아 수도 이전, 자카르타 경전철 등 대형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수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현장에서 나오는 메시지의 선명함도 원희룡 장관의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2월 전남 순천시를 찾아 지역 숙원인 '경전선 순천 도심 우회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경전선 순천 도심 통과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잘 듣고 오라고 했다. 도심을 우회하는 방안을 찾아내겠다"며 "추가로 들어가는 1000억원에 달하는 예산도 국가에서 책임을 지겠다. 돌아가서 대통령에게 보고를 잘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달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 현장에서도 "건설사가 소비자에게 완성품만 넘겨주고 돈만 받아 가면 끝이고, 위험 요소와 품질에 소홀히 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LH와 시공사인 GS건설은 무거운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건설노조, 전세사기 문제 등에서 나타난 강경함도 원 장관의 특징이다. 원 장관은 지난해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사태를 계기로 건설 현장에 만연해 있는 건설노동조합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동조합도 말만 노조지 서류가 다 가짜인 경우가 많고 연장 수당, 급행료, 전임료, 알선료 등 명목으로 받았다는 돈도 정작 조사해 보면 엉뚱한 돈"이라며 "일 안 하는 팀·반장이 어떻게 충원되는지, 노조는 어떻게 설립됐고 실제 조합원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응급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국토부, 고용노동부, 경찰 등이 집중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전세사기 문제와 관련해 피해자들과 야당이 주장하는 보증금 문제에 대해 원 장관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원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전세사기는 우리가 처한 삶의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속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피해를 만회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겠지만, 보증금 직접 지급에 대해서는 (불가하다는) 확고한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다"면서 "모든 사기 피해는 평등하다"고 강조했다. 야권과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채권 매입을 통한 보증금 반환은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일각에선 개별 이슈에 원 장관이 너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이 아닌 '퍼포먼스'에 집중한다는 얘기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개별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방문, 마일리지 문제로 이용객과 갈등을 빚었던 대한항공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등이 대표적 사례다. 장관 취임 이후 100번이 넘는 현장 방문이 총선을 앞두고 주가를 높이는 전략이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에서 동작구로 이사를 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치면서 내년 동작구 총선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원 장관은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총선 차출설에 대해 "국민들이 정부에 기대하는 것들을 만들어 내기 위한 당사자고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라며 "현안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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