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태영호 없는 외통위서 '태영호 사임' 설전만…정상회담 성과도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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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3-05-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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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 주재하는 김태호 위원장

외통위 주재하는 김태호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과 '공천 개입' 관련 녹취록 의혹을 일으킨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거취 문제가 9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도마 위에 올려졌다.

야당은 최근 연달아 열린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 등에 대한 현안 질의를 앞두고 태 의원이 현재 속한 외통위에서 사임해야 한다며 비난의 화살을 쐈다.
 
"태영호 문제로 국회, 대통령실 하명 기관 되는 듯" vs "사임, 與가 알아서 해"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으셨지만 태 의원이 외통위원으로서 명패를 걸고 계시는 게 적절한지 아닌지에 대해서, 저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며 태 의원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어 "사실상 서로 부인하지만,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태 의의 대화 내용이 보좌관에게 얘기한 게 보도되면서 국회가 대통령실의 하명 기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국민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의힘도 징계 절차에 들어갔지만, 최소한 태 의원이 국익과 관련된 외통위에서 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사임하는 것이 외통위가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기본 절차"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회 외통위원장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태 의원에 대해서는 우리(국민의힘) 내부적으로 여러 각도에서 논의되고 있으니 참작해 주시기를바란다"고 사임에 대해 확언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통위 여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상임위 배정은 저희(국민의힘) 당에서 하는 것"이라며 "태 의원 발언 문제도 저희가 적절한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만약 우리가 민주당 의원, 여러 사건 관련 문제를 가지고 '왜 그런 사람을 우리 상임위에 넣냐'고 할 수 있겠나"라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국회가 논의하는 사안 중에서 정부와 국익과 관련되지 않는 상임위가 어디 있겠냐"라면서 "태 의원 문제도 저희 당 안에서 논의하고 있는데 '상임위에서 배제하라'는 건 과한 발언"이라고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MBC가 지난 1일 보도한 음성 녹취에 따르면, 태 의원은 지난 3월 9일 자신의 보좌관들에게 "오늘 정무수석(이진복)이 나한테 '민주당이 한일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 된다'고 수석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이진복 수석이)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에) 마이크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고 정상적으로 (보고) 들어가면 공천 문제 신경 쓸 필요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말하는 내용이 공개돼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의혹을 일으켰다.

하지만 현재 태 의원은 관련 음성 녹취 보도에 '자신의 과장이 섞인 발언'이라며, 이진복 정무수석과 한일 관계는 물론 공천과 관련된 대화를 나눈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앞서 태 의원의 제주 4.3 김일성 발언 등과 함께 이 문제를 병합해 당 윤리위원회에서 회부, 징계 심사에 돌입했다.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은 지난 8일 열린 윤리위에서 태 의원 등의 소명을 들은 후 "사실관계 확인 과정을 위해 이틀 정도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면서 오는 10일 회의를 다시 열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만 황 위원장은 공천개입 녹취록 의혹에 대해선 "태 최고위원과 이진복 수석 두 분의 진실 내용이 일치하기 때문에 (이 수석에게 진술서를 받는 등) 더 이상 확인할 게 없다"고 해, 이 문제에 대해선 태 의원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與 "한미·한일, 韓호감도 역대 최고" vs 野 "퍼주기 호갱 외교"

이날 외통위에서는 여당은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성공했다고 평가했지만, 야당은 미흡했다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윤호중 민주당은 의원은 잇달아 열린 정상회담과 관련해 외통위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여당을 향해 날을 세운 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를 보면 낙제점 수준인데 그나마 외교가 다른 분야에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며 "아무리 다른 것보다 잘했다고 해서 이렇게 자랑해도 되느냐"고 비꼬았다.

윤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 협의 그룹을 구성한 것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핵전략 그룹보다 한 단계 낮은 것이라고 하지만 유독 우리 정부만 (더 긴밀한 수준) 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저희(우리나라)가 미국과 일본에 키다리 아저씨 노릇을 할 나라는 아니지 않냐"며 "우리보다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인데 퍼주고 다녀야 하냐. 윤 대통령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좋은 일 하고 다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국제적 평가는 글로벌 호갱이라고 평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은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칭찬하기 바빴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만 보더라도 한국을 향한 미국의 호감도 역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한일관계도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경색 국면을 타개하고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찰단에 대해선 "국민 불안감을 조금 떨쳐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고 국제원자력기구 검증 과정을 꼼꼼하게 챙겨 국민께 홍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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