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잘나가던 에코프로비엠, 5000억 자금조달 재추진…통 큰 조건 내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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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5-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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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 계약조건 변경…10% 할증 없애고 리픽싱 70% 도입

에코프로비엠 CI [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서 5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받는다. 금융권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지난달 전환사채(CB) 조달 실패를 겪으면서 투자 전략을 변경한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환가액재조정(리픽싱) 요건을 70%로 설정했다. PEF 가운데 △스카이레이크PE 2000억원 △IMM인베스트먼트 1000억원 △프리미어파트너스 1000억원 등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PEF 관계자는 "메자닌 방식으로 투자해야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빠지면 리픽싱하거나 채권으로 만기까지 끌고 갈 수 있다. 양수겸장(兩手兼將)"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리픽싱 하한을 70%로 설정하는 게 통상적 관례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리픽싱 하한을 70% 이하로 설정하기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리픽싱 하한을 설정하면 CB의 전환가격은 기초 자산의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게 된다. 

쉽게 말해 만약 CB의 전환가격이 100원이고 이 CB의 주식이 발행된 회사의 주가가 30% 하락해 70원이 된다고 가정한다면 CB의 전환가격도 기초 자산의 하락률에 비례하여 30% 하락한 70원으로 조정된다. CB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CB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조치다. 

하지만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CB 조달 과정에서 리픽싱 조항 없이 10%에 이르는 할증률을 적용했다. 그 결과 회사는 자금 조달 과정에서 한 차례 실패를 겪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전환사채에 할증이 붙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에코프로비엠 CB에 투자했다면 채권 투자자들은 1년 뒤에 주식으로 전환할 때에 현재 주가 대비 10% 높은 가격을 치러야 주식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문제는 현재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중론이다. 당시 에코프로비엠이 자금 조달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고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IB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상승 랠리를 이어갈 때 투자자 배려 없이 투자받으려고 했다가 이차전지 섹터 전망이 나빠지면서 '꼬리'를 내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IB 관계자는 "현재 에코프로비엠은 자금 조달이 절실해 보인다"며 "돈이 안 급했으면 투자 조건을 불리하게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공장을 증설하려는 목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양극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국내, 유럽, 북미 등에 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다만 IB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 측 투자 유치와 별개로 향후 회사 주가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통상 CB 발행을 하게 되면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IB 관계자는 "이차전지 양극재업체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흘러내리면 이차전지 섹터가 다 무너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발점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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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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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 투자자들은 1년 뒤에 주식으로 전환할 때에 현재 주가 대비 10% 높은 가격을 치러야 주식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문제는 현재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중론이다. 당시 에코프로비엠이 자금 조달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고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좋은 분석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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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세력 광고주가 주문하신 광고형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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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기사고 돈 받고 써줬구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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