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약한 고리' 찾기…지역 은행 불신 눈덩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주혜 기자
입력 2023-05-03 14:4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은행권 내 가장 약한 연결 고리 찾기가 계속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에도 불구하고 지역은행에 대한 불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연방정부 디폴트 가능성, 추가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가 줄줄이 예고된 데다가 상업용 부동산 위기 등 지역은행 혼란을 부추긴 주요 원인들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지역은행 팩웨스트 뱅코프와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의 주가는 각각 28%, 15% 급락했다. 
 
미 지역은행 섹터를 추종하는 KBW 지역은행 지수는 이날 5.5% 하락했다. 이는 지난 3월 실리콘 밸리 은행을 집어삼킨 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 지수는 올해 들어 총 28%나 밀렸다.
 
찰스 슈와브는 3.3%, 코메리카와 자이언스 뱅코프는 각각 10% 넘게 급락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메트로폴리탄뱅크홀딩스는 20% 넘게 폭락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를 결정지은 후 은행 위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발언한 지 단 하루 만에 은행주는 줄줄이 폭락했다.
 
마이크 마요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퍼스트리퍼블릭의 매각은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를 제거하진 않는다"며 "상업용 부동산, 규제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가 지역은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투자자들은 팩웨스트와 웨스턴 얼라이언스의 지난달 실적 발표에 안도했었다. 이들 은행은 3월에 대규모 예금 유출을 겪었지만, 자금 유출 속도가 진정되거나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진정되는 듯 보였던 은행권 위기는 퍼스트리퍼블릭 파산으로 다시 되살아났다. 시장은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 실버게이트, 퍼스트리퍼블릭의 뒤를 이을 다섯번째 약한 고리를 찾는 모습이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JP모건의 인수는 은행 부문에 단 하루의 안정감을 준 것 같다"며 당국이 이번 혼란에 손을 떼도 될 것이란 명확한 징후가 나타날 때까지 은행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시장에서는 퍼스트리퍼블릭과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지역은행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팩웨스트의 3월 말 기준 예금 잔액은 전년 말 대비 17% 줄어드는 등 심각한 예금 유출을 겪은 바 있다. 밸리내셔널뱅코프는 대출 잔액 중 60%가 상업용 부동산을 차지한다.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찰리 멍거 부회장은 (미 은행에는) 상업용 부동산 관련 부실 채권이 넘쳐난다고 최근 경고했다.
 
JP모건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과 자산 대부분을 사들였다. 하지만 퍼스트리퍼블릭의 주주들은 이번 파산으로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점 역시 지역 은행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투자자문사인 웰런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크리스 웰런은 "그들은 가장 약한 은행에서 또 다른 가장 약한 은행으로 옮겨 가고 있다"며 "공매도 세력뿐만 아니라 예금 안전을 우려하는 고객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위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허먼 챈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투자 메모를 통해 "퍼스트리퍼블릭 매각은 좋은 징후지만, 지역은행 전반의 신뢰 부족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없다"며 "규제 당국이나 정부의 총체적인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 혼란을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전문가 간 입장이 엇갈린다. 데이비드 헌트 PGIM CEO는 이날 한 컨퍼런스에서 "(은행 혼란이) 이제 막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리시 카푸어 인베스트코프 CEO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은행 부문에 2차, 3차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금융 환경에 제약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찰스 샤프 웰스파고 CEO는 웰스파고가 모니터링하고 있는 은행 대부분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