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尹대통령 '대만 발언' 파상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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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04-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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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중대사에 항의한 사실 뒤늦게 공개…관영매체도 동원해 맹공격

  • 대만 관련 논의에 촉각...표현 수위 한·중 관계 변수 될 듯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 빌딩에 태극기가 걸린 모습. [사진=AP·연합뉴스 ]

중국이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에 반대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발언에 대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새벽 홈페이지를 통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2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에게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했음을 의미하는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
 
왕원빈 대변인이 지난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했지만, 대상과 발언 내용 등은 밝히지 않다가 뒤늦게 공개한 것이다.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쑨 부부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한 뒤 "이 발언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중국 측은 엄중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고 대만 문제와 한반도 문제를 비교했다며 자국의 불만 사항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23일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났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대만 문제 발언은 1992년 중·한 수교 이후 한국이 밝힌 최악의 입장 표명"이라며 "대만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가 아닌 내정으로, 남북문제와는 본질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지도자가 방미 전에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미국에 충성심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된다"면서 "중국을 모욕하고 도발해 미국의 환심을 사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앞서 왕원빈 대변인은 지난 20일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외교 결례에 해당하는 언사를 하고, 21일에는 친강 부장이 윤 대통령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대만 문제로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막말에 가까운 격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외교부 대변인, 외교부 장관에 관영매체까지 가세해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연일 쟁점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이번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의 대만 관련 논의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 윤 대통령이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를 밝힌 만큼 정상회담에서 그 수준 또는 그 이상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에 중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회담의 대만 관련 문구가 향후 한·중 관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 의한 무력통일 시도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 등의 표현이 회담 결과물에 포함될 경우 양국 관계가 빠르게 냉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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