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칼럼] 우주ㆍ원자력 강국이 '진정한 선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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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한양대 교수
입력 2023-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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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교수] 





우주와 원자력은 거대과학이다. 우리 정부에도 거대과학을 다루는 직책이 있다. 일본의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는 생전에 거대과학 두 분야의 기술과 산업화를 이루어야 선진국이 된다고 천명했고 장관과 총리를 하면서 성취해 냈다. 과학기술청 장관 시절 우라늄 원소번호인 235를 상징하는 235억엔의 원자력 예산을 최초로 투입하며 원자력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우주분야도 미국과의 우주협력을 일구어 내며 지금은 세계 정상급 기술의 액체수소 엔진로켓을 가진 우주강대국이 되어 있고 국제우주정거장에 물경 16톤의 화물을 보내는 H-2B 로켓을 가진 나라다. 그러면 먼저 원자력 에너지 사정을 살펴보자.

일본은 한창일 때는 총 55기의 원전을 보유하며 세계적인 원자력 강국이었는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로 냉각기능이 마비되며 방사성물질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향후 2050년까지 후쿠시마 원전을 완전히 해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지만 2050년까지도 못 해내리라는 것이 중평이다. 그만큼 원전사고는 엄청난 재앙을 일으키기 때문에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도 원전 4기를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할 만큼 원전 강국이어서 일반적인 원전사고와 지진, 쓰나미 등의 대책에 실수가 있어서는 안된다. 남의 나라 재앙이 한국에는 교훈이 되었고 일본과 한국 모두 해변의 낮은 지역에 건설한 원자력 발전소의 앞 바다에는 13m의 방벽이 세워지게 되었다. 후쿠시마 원전보다 바로 북쪽에 있는 오나가와 원전은 쓰나미 피해가 없었는데 일본의 도호쿠 전력회사가 오나가와 지역에 원자력발전소를 짓고자 제안했을 때 그 당시 촌장이 지난 수백년의 쓰나미 피해 역사자료를 검토하여 해발 13m 위에 건설한다면 허락하겠다고 하여, 오나가와 원전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 촌장의 지혜 덕택이라고 모든 언론이 보도했었다. 그 이후 해발 13m 위에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세워지게 되었다.

일본은 쓰나미 사고 이후 안전규제를 과도하게 하는 바람에 그 기준을 맞추려 보강 공사를 하면 경제성이 없어 원전을 포기하는 발전사가 속출했는데 그 바람에 일본국민들은 여름에 에어컨을 마음대로 켜고 살지 못했고 겨울 난방도 집에서 내복을 껴입고 살아야 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기시다 총리는 원전을 새로 지어 60년 이상 사용하는 원자력 부활을 선언하고 일본은 제2의 원자력 시대를 맞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로 100조 이상의 돈이 투입되어도 원상복구가 될까 말까한 처지에 원자력 부활선언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국처럼 일본도 천연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전기를 풍성하게 쓰고 있는 이유는 원전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 탈원전정책을 쓰는 바람에 원전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져 지금 복구 중인데 2~3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원전산업을 복구하는 중이기 때문에 한국의 원전을 해외에 수출하는 노력이 힘을 얻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에 4기 수출 이외에 추가수출이 가능할 수도 있어 한국의 원자력은 나카소네 일본 전 총리의 선진국 진입 기준을 충분히 성취했다고 평가되며 체코슬로바키아나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에 원전을 수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한국의 원자력 에너지가 세계적 평가를 받게 되는 또 하나의 업적이 될 것이다.

그러면 우주개발 사정은 어떠한가? 우주선진국들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일본, 중국 등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은 이들 국가보다 뒤늦게 우주개발에 참여해 인력도 아직은 부족한 상태고 초기 상태라고 평가된다. 우주선진국에 편입되려면 자체적인 대용량 엔진의 로켓이 있어야 하고 3톤이 넘는 대형 인공위성을 자신들의 계획과 시간대에 맞게 발사할 수 있어야 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여타의 국가들로부터 인공위성을 돈을 받고 발사해 주는 경지까지 올라야 우주선진국이라 할 수 있겠다.

기상위성 같은 대형 인공위성을 자국의 로켓으로 대리 발사해 주고 버는 돈이 수백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산업적 측면에서도 블루오션이다. 한국은 1.5톤의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릴 수 있는 누리호 로켓이 최초로 성공한 바 있는데 올해 5월 24일 누리호 발사가 예정되어 있어 성공한다면 두 번째 성공이고 2027년까지 세 번 더 발사해서 성공해야 누리호 로켓의 기술적 안정성이 확인된다. 그리고 3톤 이상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대형로켓 개발에 돌입해 있는 상태인데 2030년에 완성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로켓까지 순 국산으로 완성되면 한국의 인공위성뿐만 아니라 외국의 인공위성도 돈을 받고 발사해 줄 수 있어 우주선진국의 문턱을 넘게 되는 것이다.

로켓 기술은 대륙간탄도탄과 기술이 똑같기 때문에 그 어느 나라에서 수입해 올 수가 없기 때문에 한국 스스로 개발해야 한다. 많은 인재를 키우고 민간기업과 기술협력을 하며 총력을 기울인다면 대형로켓의 제작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주공간은 이제 별을 쳐다보는 공간이 아니고 국가안보와 우주산업의 공간이 되어 있다. 로켓뿐만이 아니고 소형위성, 중형위성 대형위성의 기술도 100% 자립을 못한 부분이 있으니 이 또한 똑똑한 우주인력들이 기술자립에 만전을 기해주어야 한다.

위성은 이제 한 변이 10㎝의 입방체를 가진 큐브 위성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일본은 한 변이 20㎝에서 120㎝의 입방체로 구성된 큐브위성의 스타트업에 대학, 연구소, 기업들이 달려들고 있다. 위성은 작아지면서 성능은 떨어지지 않는 큐브위성 시대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판단된다. 우주개발에 뒤늦었지만 한국의 인재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확연히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간 내에 목표를 이룰 것으로 믿는다.

원자력은 이제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며 원자력 강국으로 복귀할 것이고 우주개발도 속도를 높이면 우주강국이 될 수 있기에 거대과학의 두 분야인 우주와 원자력 분야의 강국이 되어 선진국 대한민국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MZ세대를 위해서 현재의 기성세대가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할 때다.
 
필자 주요 이력

△미국 미주리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한양대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일본방위청 방위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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