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자 아파트 '원정 투자' 경기 집중…원정 투자 비중 40%에서 60%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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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현 기자
입력 2023-04-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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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면서 서울 거주자들의 타 지역 아파트 매입 비중이 낮아지는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의 원정 아파트 매입 지역이 경기도로 집중되고 있다. 현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도 지역 위주로 가격 하락 조정이 이뤄지면서 서울 대신 경기도로 내 집 마련을 시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 월별 매입자 거주지별 현황에 따르면, 2월 서울 거주자들의 서울 이외 지역 매입 건수는 161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62.2%인 1005건이 경기 지역에서 이뤄졌다.

지역별로는 △고양시 (127건) △김포시(89건) △하남시(83건) △용인시(83건) 등의 거래량이 많았다.

앞서 1월에도 서울 거주자의 타 지역 매입 건수 1078건 중 경기도 지역 아파트 매매 비율은 61.5%(664건)로 60%를 웃돌았다. 

서울 거주자의 경기 지역 아파트 매입은 올 들어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서울 이외 지역의 아파트 매매 건수(2만211건) 중 경기 지역이 9170건으로 45.3%인 것과 비교하면 15%포인트(p) 이상 급증한 것이다. 거래 절벽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엔 경기 아파트 매입 비중이 40%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는 올해 초 정부가 1·3 대책 등 부동산 규제 완화를 발표하면서 아파트 거래가 조금씩 반등하자 서울 거주자들의 경기 지역 아파트 매수 비율도 다시 높아지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경기권 지역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 조정되면서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차선책으로 경기도권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누계 매매가격 변동률은 -3.93%인 반면, 경기도의 경우 -7.47%로 가격 하락세가 서울보다 더 컸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투자보다는 실수요 목적의 매입이 주를 이룬 거 같다"며 "높은 집값으로 인해 서울에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경기권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연구소장은 "동탄의 경우 가격이 최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이 되면서 지금이 매매 기회라고 판단해 움직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의 아파트값이 먼저 오르는 현상을 보고 경기도라도 잡아야겠다는 수요자 심리가 반영된 듯하다"고 말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으로 불리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등 지역적 호재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노후계획 도시 특별법은 주거지역 용적률 최대 500% 보장을 핵심으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1기 신도시인 고양시 일산, 성남 분당, 평촌 등이 수혜 지역으로 거론되면서 고양 일산(서구·동구)의 경우 2월 서울 거주자 매입 건수가 59건으로 1월 23건에서 2.5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도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지역 특성상 서울보다는 경기권에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된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고준석 대표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집 사는 사람들한테는 메리트가 있는 상품"이라며 "최근 주택담보 대출 금리도 내려가고 있어서 내 집 마련을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서울 거주자들의 경기권 아파트 매입 비중이 전년에 비해 늘어났음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이 심해지면서 매물이 쌓인 가운데 올해 초부터 규제 완화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에 나서는 서울 지역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공인중개업계는 전한다. 

경기도 일산시 A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인근 아파트 매수를 문의하는 10명 가운데 5~6명은 서울 거주자"라며 "규제·세제·대출 금리 완화가 이뤄지면서 급매물 위주로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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