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1분에 1억씩 불어나는데…총선 염두 '포퓰리즘'에 기재부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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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4-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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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세수 16조원 감소…나라살림은 31조원 적자

  • 국가채무 1061조3000억…연말 1100조 돌파 확실시

  • TK 신공항특별법·아동수당 확대 등 '표퓰리즘' 난무

[사진=기획재정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쏟아내는 '포퓰리즘 법안' 탓에 재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수는 줄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와중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야 할 선심성 사업이 줄줄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국가채무 1100조원 시대가 도래하면서 재정 긴축이 절실해진 점을 감안하면 내년도 예산안 짜기가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조7000억원 감소했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침체로 양도소득세가 4조1000억원 줄었고, 증권거래세 수입도 8000억원으로 반토막 난 영향이다.

2월 기준 국세수입의 예산 대비 진도율(걷어야 할 세수 중 실제 걷은 금액 비율)은 13.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의 17.7%는 물론, 최근 5년간 2월 평균 진도율 16.9%도 밑도는 수치다. 동월 기준으로는 2006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다. 

2개월 만에 16조원 가까이 재정에 구멍이 나면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연간 '국세 펑크' 사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30조9000억원 적자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10조9000억원 확대됐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부 지출이 급증했던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다시 한번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2월 말 중앙정부채무는 전월보다 14조원 증가한 106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국회가 확정한 올해 예산상 국가채무 규모가 1134조4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연간으로 66조7000억원 정도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1827억원, 1분에 1억2700만원씩 빚이 늘고 있다. 

국세수입은 줄어들고 국가채무는 늘어나는데 내년 총선 준비에 돌입한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선심성 사업을 남발하고 있다.

특정 지역구를 의식한 공약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은 대구·경북(TK) 신공항 특별법과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4월 임시국회에서 동시 처리하려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이들 사업에 대한 경제성 등을 따지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적어도 10조원 이상의 재정이 투입될 전망이다.

아동수당 대상 연령 기준과 지급액을 상향하는 아동수당법 개정안과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기초연금법 개정안 등 대규모 재정 지출이 필요한 각종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기재부는 정치권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본격적인 예산 편성 시기(6~8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당정 협의를 거쳐 추진 의사를 밝힌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5월 각 부처의 예산 요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산 편성 작업이 시작되는 만큼 아직은 초기 단계"라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고 '총선 표퓰리즘'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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