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32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 67%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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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4-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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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6%에서 2032년 67%까지 확대

  • 배기가스 배출량 6년간 단계적으로 감소

  • 공화당·노조 반발 변수…대중 전기차 선호도 재고해야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이 역대급으로 강도가 높은 ‘차량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통해 전기 자동차 신차 판매 비중을 지난해 6%에서 2032년까지 67%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3대 가운데 2대가 전기차가 되는 셈이다.
 
미 환경보호청(EPA)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규제안은 신차 및 트럭의 배기가스 배출 허용량을 연평균 13%씩 6년 간 단계적으로 줄이는 게 골자다.
 
새 규제는 2027~2032년식 차량에 적용된다. 승용차 기준으로 2032년에는 생산 차량의 평균 배기가스 배출량이 마일(1.6km)당 82g으로 제한된다. 2026년 대비 배출량이 56%나 급감하는 셈이다.
 
EPA는 새 규제를 통해 2055년까지 90억 톤(t) 이상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배출량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EPA는 중형 및 대형 트럭에 대해서도 강화된 새 배기가스 기준을 신설해 적용할 방침이다.
 
새 규제는 자동차 제조업계에 전기차 제조 비중을 높일 것을 의무화하진 않는다. 그러나 해당 기준을 충족하려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자동차 업계는 EPA의 규제를 충족하려면 전기차 생산 비중을 2030년까지 60%, 2032년까지 67%로 확대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이 5.8%에 그쳤던 점에 비춰볼 때 전기차 보급이 빠른 속도로 확대돼야 한다.
 
마이클 리건 EPA 청장은 “우리는 특정 기술을 업계에서 몰아내지 않을 것”이라며 규제에 내연기관차(엔진차)의 판매 금지 날짜를 설정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EPA가 캘리포니아주처럼 전기차 판매 비중을 확정하는 규정을 포함할 것이란 시중의 추측을 일축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8월에 오는 2035년까지 주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되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다만, 현지 매체들은 이번 규정이 기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전환 목표보다 더 강력해진 점에 주목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에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 중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50%를 차지하도록 제안한 바 있다.
 
EPA는 새 규정으로 2055년까지 8500억~1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차량당 약 1200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나, 자동차 소유주는 8년 동안 연료, 유지 보수 및 수리 비용 등에서 평균 9000달러 이상을 절약할 것이란 계산이다.
 
또한 EPA는 2032년에는 차량별 신차 판매 중 버스 및 쓰레기 수거 트럭의 50%, 단거리 화물 트랙터의 35%, 장거리 화물 트랙터의 25%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EPA는 새 규정을 통해 향후 2055년까지 미국 원유 수요를 약 170억 배럴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리건 청장은 “우리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있으며, 외국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 규정이 공화당과 자동차 업계 노조의 반발에 부닥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셸리 무어 캐피토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종류의 자동차와 트럭을 구매, 리스 및 운전할지 등과 관련해 미국인의 선택을 통제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전미자동차노동조합 등 노동계에서는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다.
 
대중이 전기차를 선택할지 여부도 문제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지난달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41%가 전기차를 사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들은 전기차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전기차 전환이 환경 보호에 큰 이점이 없다고 봤다.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전기차가 환경에 '조금 혹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프로에탄올 그룹 그로우스 에너지는 오는 2040년까지는 경차 시장의 절반을 내연기관차가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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