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이강 선생 헌사집 '설니홍조'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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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3-04-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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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 제자·지인들의 헌사 담은 공책 2권으로 구성

[사진=국가보훈처]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내며 독립운동에 헌신한 오산 이강(1878∼1964) 선생이 생전에 쓴 글과 중국인 제자로부터 받은 헌사 등을 엮은 서책이 공개된다.
 
5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임시정부기념관은 지난해 이강 선생의 후손으로부터 입수한 ‘설니홍조’를 임시정부수립기념일인 오는 11일에 전시할 예정이다.
 
설니홍조는 ‘눈 녹은 진흙 위의 기러기 발자국’이란 뜻으로서 중국 송나라 소동파의 시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시간이 지나면 흔적이 없어지는 인생의 자취’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설니홍조는 이 선생에게 중국인 제자와 지인들이 보낸 헌사를 담은 공책으로서 총 2권이다.
 
이 선생은 1944년 취안저우를 떠나며 작성한 설니홍조 1권 머리말을 통해 그간 중국에서 전개한 독립운동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제자·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그 기억을 평생 잊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기념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선생과 제자 73명의 글이 담겨 있는 설니홍조 1권은 선생이 1947년 대만에서 국내로 귀국하기 전까지 중국 체류 시기에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선생의 중국인 제자 리이는 이 책에 “굳은 의지와 고된 투쟁 속에 인생은 얼마나 위대한가. 오산 선생님, 당신을 깊이 존경합니다”라고 썼다.
 
설니홍조 2권은 이 선생이 백범 김구, 성재 이시영 선생 등 6명에게 ‘귀감이 되는 글귀를 써 달라’고 요청해 작성됐다.

김구 선생은 중국 송대 문장가 범준의 문집에 실린 글을 옮겨 적었고, 이시영 선생은 “군자는 덕으로써 사람을 사랑하며 스스로를 기만하거나 남을 속이지 않는다”고 썼다.
 
2권 마지막 부분엔 이강 선생이 쓴 국한문과 영문으로 작성한 이력서도 실려 있다.
 
1878년 평안북도 용강 출신의 이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러시아 연해주, 만주·중국 등지를 오가며 ‘공립신보’ 주필, ‘대동공보’ 편집책임을 맡는 등 항일 언론활동을 전개했다.

안중근 의사의 1909년 하얼빈 의거 계획과 실행을 돕기도 했다.
 
이 선생은 1919년 강우규 의사의 폭탄 투척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뒤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원·부의장을 거쳐 1927년 의장을 맡았다.
 
이후 이 선생은 흥사단 원동지부원으로도 활동했다. 남중국 방면을 여행하던 1928년 중국인 교회에서 강연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다시 옥고를 치렀다.
 
이 선생은 1930년 만기 출옥 뒤엔 고향 용강을 거쳐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에 정착해 중국인 제자들을 양성했다.

1941년 한국광복군 결성에 따라 광복군 모병활동을 하다 1945년 광복을 맞았다. 이 선생은 1962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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