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한·일 정상회담, 제2의 '을사조약'...굴종 외교 후폭풍 몰려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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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은 기자
입력 2023-03-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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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홍근 "피해자 법률 대응·국회 차원 대응 방안 찾을 것"

  • 강창일 "지금까진 참담, 앞으론 암담...尹 3·1절 축사, 아베 전 총리인줄"

  • 김준형 "협상 플레이어로서 일본은 없어...피해자 한국이 다 내어준 것"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기시다 한일 정상회담 분석·평가' 긴급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일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규탄하고 향후 한·일 관계 흐름 및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석열-기시다 한·일 정상회담 분석 ·평가'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김상희 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좌담회에서 "국민이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많이 걱정 중"이라며 "윤 대통령은 뭐가 그리 급한지 국민을 설득도 못 하고 국회에 제대로 보고하지도 않은 채 정상회담을 강행했다"라고 고발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강제동원 피해 문제는 △정부 △피해자 △사법부 △행정부 △국회 등 모든 부문이 갈등의 당사자가 돼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상상했던 것보다 더 굴욕적이고 치욕적인 정상회담 결과를 이날 긴급 진단하고, 앞으로 (한·일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와 민주당은 어떻게 싸워야 할지 토론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윤석열 정부의 △제2의 을사조약 △삼전도의 굴욕 △계묘국치 대일 외교를 지켜보는 국민은 울분이 폭발하기 직전"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셀프배상안을 제안하고도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 한 마디도 못 받았다"라고 일갈했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의 기본은 국익이건만, 대통령과 정부가 '묻지마 저자세'로 일관하니 일본 정부는 △독도 △위안부 △후쿠수미 오염수 방류 및 수산물 수입 문제까지 들이민다"라며 "이번 회담에서 온 국민이 목도한 것은 국익의 훼손과 국격이 추락하는 치욕적인 역사의 재현"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민주당이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지금 민주당이 반일 감정 때문에 맞서는 것 같은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굴욕 외교를 벌인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피해자를 포함한 당사자들의 법률적인 대응부터 향후 국회 차원에서 절차적 측면 등 국민과 함께 정치적으로 풀어가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라며 "향후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일 군사동맹 등 결국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에서 한국을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불 보듯 뻔한 상황에도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좌담회 기조발제를 맡은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지금까지는 참담하고, 앞으로는 아주 암담하다"라며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들으면서 옆 나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축사를 듣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강 전 대사는 "그 후 6일에 '제3자 변제' 강제징용 배상안을 발표했다"며 "대국적 결단을 운운하면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구상권'도 없다고 한다. 가해자인 일본이 공식적으로 주장한 바를 고스란히 수용해버리니 '백기투항'이니 '구걸외교'니 하는 애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전 대사는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고, 그 권력은 유한하다. 3년만 있으면 이 정권은 끝난다"라며 "일본의 우익 세력들은 기승을 부릴 것이고 위안부 문제를 비해 일본으로부터 청구서가 날아올 것이다. 이걸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담회에 참석한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흔히들 외교는 51대 49라고 말한다. 대통령실이 정상회담 결과를 '반 잔'에 비유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외교 협상은 본 적도, 읽어 본 적도 없다. 제가 보기엔 반 잔이 아닌 빈 잔"이라고 호통쳤다. 

김 전 원장은 "지난 6일에 발표한 강제동원 배상안을 발표했을 때 일본이 주어로 쓰인 문장이 하나도 없다"라며 "형식 자체도 일방적인 발표문에 불과하지만 '일본의 호응 조치를 기대한다' 등 전부 목적어로 돼 있다"라고 고발했다.

이어 "협상 플레이어로서의 일본은 없고 한국이 내어주기만 한 것"이라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윤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보여준 역사관과 세계관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친구 아니면 적'이라며 흑백론으로 새상을 바라본다"라며 "그러나 외교의 경우 회색지대가 훨씬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전 원장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예"라며 "가치외교는 가치가 없고 중요한 것은 실리외교다. 자유의 가치를 좇는 것과 미국과 일본 등 '자유진영' 국가들만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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