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집값]"한달 만에 3억 오른 급매에 허탈"…전문가 "일시적 현상, 투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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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03-1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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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A씨는 송파구로 이사하기 위해 지난 주말 송파구 내 아파트 단지의 공인중개업소를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 1월에만 해도 전용 84㎡ 아파트 급매 가격이 16억원대였는데 두달 만에 가격이 3억원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거주하던 집을 급매가격으로 넘겼는데 정작 이사할 집은 가격이 올라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면서 "집이 안 팔릴까봐 살던 집 처분을 먼저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급매를 잡으려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가계약을 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A씨는 오른 가격으로 집을 구매할지, 더 싼 집을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추락하던 집값의 하락폭이 둔화되고 거래량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송파구 등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가 직전 가격보다 상승한 가격에 거래되면서 '집값 바닥론'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 만큼 섣부른 부동산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현상은 '데드캣바운스(일시적인 반등)'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99㎡는 올 들어 2월까지 24건이 거래되면서 매매가 활기를 띠고 있다. 2021년 9월 23억8000만원(30층)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던 이 단지는 지난 1월 15억3000만원(1층)에 거래되며 8억원 넘게 급락했지만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소폭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동일면적 매물이 18억9000만원(28층)에 거래돼 한달 만에 3억6000만원 상승했다. .
 
송파구 잠실 엘스 전용 84.99㎡는 올해 10건의 매매계약이 체결됐는데 지난 3일 21억5000만원(12층)에 거래돼 지난 1월(18억7000만원·4층)보다 2억8000만원 올랐다. 잠실 리센츠 84.99㎡의 경우도 올해 18건이 거래되면서 1월 19억5000만~20억5000만원에서, 2월 18억2000만~21억40000만원선으로 가격선이 소폭 반등했다. 강동구에선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24㎡가 이달 14억9500만원(24층)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13억8000만원(14층) 대비 1억1500만원 올랐다.
 

[그래픽=아주경제]

개별 단지 실거래 가격이 오르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맷값 하락세도 둔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21% 하락해 전주 대비 낙폭을 축소했다. 서울 아파트값 낙폭은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역대 최고치(-0.76%)로 하락한 뒤 1·3대책 발표와 함께 매주 둔화되고 있다. 특히 송파구는 0.03% 올라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전환했고, 강남(-0.1%), 강동(-0.15%), 서초(-0.05%), 노원(-0.18%), 강북(-0.31%)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락폭을 축소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시각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해제, 청약시장 규제 완화, 정책금융인 특례보금자리론 등 사후처방으로 일시적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시장 침체의 근본적 원인인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대세 상승장으로 이어지기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분기에 규제가 상당수 풀리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급매물 위주의 거래"라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거래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거래가격 혼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집값 바닥론에 대해 "미국의 물가와 금리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집값이 바닥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바닥 밑에 지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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