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SVB發 '블랙먼데이'는 없었다…3대지수 혼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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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3-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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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VB 파산에도 연방정부 안정화 성공

  • 빅스텝 단행 가능성 감소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연합뉴스]

세계가 우려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발 ‘블랙먼데이’는 없었다. 시장은 하락세로 출발해 오르내렸지만, 평소와 다르지 않은 혼조세로 마감했다. 오히려 나스닥은 소폭 상승한 모습으로 마감했다. 큰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3일 (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0.50포인트(0.28%) 하락한 3만1819.1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83포인트(0.15%) 떨어진 3855.7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9.95포인트(0.45%) 오른 1만1188.8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의 11개 부문도 혼조세를 보였다. △임의소비재 0.23% △필수소비재 0.47% △에너지 -1.96% △금융 -3.78% △헬스케어 0.92% △산업 -0.61% △원자재 -1.09% △부동산 1.61% △기술 0.55%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24% △유틸리티 1.54% 등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은 SVB 파산 사태 여파를 주목했다. 미 16위 은행인 SVB가 파산하자 연방정부는 예치금 보호부터 신속하게 나섰다. 주가 하락으로 출발한 미국 증시는 중간중간 들려오는 소식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앞서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 등은 성명을 내고 예금 보호 조치를 시행하는 등 파급효과 진화에 나섰다. FDIC는 은행 계좌당 최대 25만 달러에 한해 보험을 제공한다. 하지만 SVB의 예금 중 90% 이상이 보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미 뉴욕 시그니처은행의 폐쇄까지 이어지면서 연방정부가 개입했다. 

연준, 재무부, FDIC 등 금융당국은 성명을 통해 SVB 예금자들이 이날부터 인출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준은 예금 보호를 위한 은행 펀딩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이 시설은 은행, 저축 협회, 신용 조합 및 기타 기관에 최대 1년까지 대출을 제공한다. 

전날 금융당국의 조치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개장 전 연설을 통해 "지난 며칠간 신속한 조치 덕분에 미국인들은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SVB에 예금했던 모든 고객은 안심해도 된다. 당신의 예금은 여전히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적극적 조치에도 월가에 공포 심리가 완전히 식지는 않았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장 초반 30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간중간 28을 넘은 뒤 장 마감시간이 되어서야 26.52를 기록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회의론도 커졌다. 일각에서는 SVB 사태 이후 동결론도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시장은 베이비스텝(0.25%p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빅스텝(0.5%p 상승) 가능성은 사라진 것에 시장은 의미를 찾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현재로서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미적분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붕괴 직전에 나온 대규모 상승 가능성보다 큰 변화로 상승 랠리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빅스텝 단행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이날 CME 페드워치는 3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0.25% 인상할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연준의 금리는 4.75~5.0%로 형성된다. 신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은 "연준이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0.25%p 인상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전 최고경영자(CEO) 로이드 블랭크페인도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 가능성 약화는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나타내는 미국 국채는 상승했다. 2년물 금리는 이날 장 마감시간 기준 전날 동시간 대비  0.57% 하락한 4.01%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나타낸다. 

이날 시장에서는 은행주들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웰스파고 -2.1%, 시티그룹 -1.9%, JP모건 1% 등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제2의 SVB사태 우려가 나오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61.83% 폭락하고, 코메리카 은행도 27.67% 급락했다. 키코프도 27.63% 밀리며 그 뒤를 이었다. 

이날 유가는 금융시장 불안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88달러(2.5%) 떨어진 배럴당 74.8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2.01달러(2.4%) 밀린 배럴당 80.77달러로 거래됐다.

가상화폐 가격은 급등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동시간 대비 12.63% 상승한 2만4210 달러에, 이더리움 가격은 7.62% 오른 1678 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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