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리오프닝 효과] 3월도 적자 출발…대중 무역역조 고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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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3-03-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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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1~10일 대중 수출 35.3% 줄어…누적 무역적자 227억 달러

2월 13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 위로 먹구름이 껴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가 우리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른바 '리오프닝' 효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도 대중국 수출이 30% 이상 급감하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중 수출 감소는 매월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여겼던 대중 무역 역조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5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1.2% 급감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35.3% 줄었다. 

대중 수출은 올 2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감소 폭도 매월 커져 리오프닝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와 대중 수출 부진으로 누적 무역적자는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227억7500만 달러로 불어났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12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는데 이달 초에도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13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제시한 '수출 플러스' 달성도 중국의 더딘 경제 회복세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긴급 민관합동 품목별 수출동향 점검회의에서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글로벌 경기 영향을 받는 철강 제품과 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IT 제품 수출도 계속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중국 경기가 개선돼도 대중 수출이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고 중국은 이를 가공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수직적 분업 구조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적극적인 기술 투자를 통해 자체적인 중간재 조달 및 완제품 생산 능력을 갖추며 우리 제품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이달 1~10일 수출에서도 10대 주요 품목 중 승용차를 제외한 전 품목의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를 나타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이 기술 격차를 좁혀오면서 기존의 국제무역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산업 구조적으로도 대중 수출이 늘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라 무역 정책의 변화와 수출선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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