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올해 증권사 회사채 첫 미매각… 자금 조달 경고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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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3-0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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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억 수요예측 주문액 850억에 그쳐

  • 삼성·하나증권도 올초 대비 아쉬운 결과

  • 증권업계, 단기자금 차환계획에 빨간불

  • AA-이상 15곳, 상반기 만기 18조원 상회

[사진=유대길 기자]


증권사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면서 자금조달 우려가 재확산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지면서 지난해말 고금리로 발행한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등 단기조달자금을 회사채로 차환하려던 증권사들은 기존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3월부터 6월까지 신용등급 AA- 이상 증권사의 단기자금 만기 도래액은 18조원을 상회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AA-)은 지난 3일 10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모집액은 850억원에 그쳤다. 트렌치별로는 500억원을 모집한 2년물에 600억원이 몰렸지만 3년물(500억원) 주문액은 250억원에 불과했다. 증권사 회사채가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증권사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평가 변화는 지난달말부터 관측됐다. 앞서 지난달초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증권사들은 호황을 누렸다. 2월 2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키움증권(AA-)은 1500억원 모집에 7150억원이 몰리며 경쟁률 4.77대 1을, 같은달 6일 대신증권은 1000억원 모집에 3150억원이 주문되며 3.15대 1을 달성했다.  

반면 삼성증권(AA+)은 지난달 24일 25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주문액이 6200억원에 그치며 2.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일 2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하나증권(AA)은 주문액이 4000억원을 기록, 경쟁률이 2대 1로 집계됐다. 증권사 회사채에 대한 시장 수요가 한달여만에 싸늘하게 식으면서 더 높은 신용등급으로도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셈이다.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이 어려워지면서 증권사들의 이자비용 절감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연초 회사채 흥행이 이어지면서 적잖은 증권사들이 지난해말 조달한 고금리 단기자금을 상대적으로 이자부담이 덜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환하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3400억원 가운데 1000억원을 지난해말 발행한 전자단기사채 상환에 사용했다. 상환한 단기사채의 이자율은 5.85~5.90%인 반면 회사채 발행금리는 3.962~4.087%로 조달비용을 최대 연 2% 가까이 줄이는데 성공했다. 현대차증권도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금리가 5.53~6.51%에 달하는 단기자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이미 2월말부터 이자율을 낮춰 발행하는 '언더발행'은 고사하고 '오버발행'을 하고 있던 상황에서 수요예측 미매각도 발생한 만큼 당분간 회사채를 통한 조달도 금리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며 "증권사들의 이자비용 부담이 당분간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이상 15개 증권사의 3~6월 CP 및 단기사채 만기 규모는 도합 18조4708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이 3조492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이 2조1760억원, 미래에셋증권이 2조3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삼성증권 1조7050억원 △신한투자증권 1조6650억원 △하나증권 1조6353억원 △KB증권 1조5900억원 △현대차증권 1조589억원 △NH투자증권 1조50억원 등이 1조원 이상 만기를 맞이한다.
 

증권사 3~6월 단기자금(CP+단기사채) 만기 현황 [출처=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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