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상품 경차도 안 팔려···車 내수시장 얼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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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3-0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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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경차 4% 감소···경형 SUV는 22%↓

  • 고부가 SUV 차량도 판매량 크게 줄어

  • 중고차 실거래 대수도 0.1% 증가 그쳐

경기 불황 여파가 국내 자동차 시장 전반에 미치고 있다. 소형·경차 주고객층인 서민들이 지갑을 동여매 대표적인 경기 불황 상품인 경차 판매량마저 줄고 있다. 지난해 경기 악화 속에서도 호황을 누렸던 승용형 다목적차량(SUV)은 물론 신차 가격을 뛰어넘었던 중고차 가격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만대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차를 비롯한 SUV 등 주요 모델이 먼저 수요 감소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월 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자동차·한국GM·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 경형차 내수 판매량은 877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특히 경형 SU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 감소한 3070대로 집계됐다. 경차 대표 모델인 캐스퍼 판매량은 지난달 33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경형 SUV인 티볼리는 49% 감소한 709대, 베뉴는 21.2% 줄어든 955대였다. 

경기가 악화할 때마다 경차 판매량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지난해 경기 불황과 고유가 흐름이 맞물리며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월과 2월, 8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1만대 이상 팔렸다. 연간 판매량은 3년 만에 10만대를 돌파했다. 완성차 5개사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것과 달리 경차 판매량은 40% 늘었다. 

반면 올해 경차 판매 감소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서민층 구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할부 금리가 최고 10%를 넘어선 것도 경차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고부가가치 SUV 차량 판매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형 SUV와 중대형 SUV 판매량은 40만9755대로 전체 차급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하지만 올 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2608대로 나타났다. 중대형 SUV 판매도 4.1% 줄었다. SUV가 세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불황 여파는 신차 시장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중고차 실거래대수는 18만840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요 경차와 SUV 모델 시세도 하락세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올 뉴 모닝, 더 뉴 스파크 시세는 전월 대비 15만~17만원 하락했다.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가격은 각각 36만원, 24만원 떨어졌고 더 뉴 카니발은 66만원 하락했다. 티볼리 아머 가격은 58만원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3월 새 학기와 입사가 시작되며 경차와 준중형 SUV 등 수요가 늘어나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며 '경차 흥행' 공식마저 깨지고 있다"며 "올해 국내 완성차업계 내수 판매량 전망치는 전년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경차 등 모델부터 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스퍼 신규 트림 '디 에센셜'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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