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지배구조 개선] 금융당국 '영국식 거버넌스' 주목···비지배주주 이사 선임권 신설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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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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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 런던·싱가포르 출장···지배구조 선진 사례 벤치마킹

  • 영국은 비지배주주에게 독립이사 선임에 대한 '선임권' 부여

  • 효과적인 지배주주 견제 가능···'그림자 이사제도'도 검토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영국에서 시행 중인 비지배주주(소액주주) 이사 선임권 부여를 검토한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꼽히는 런던 금융가의 선진화 사례를 통해 국내 소유분산기업(주인 없는 회사)에 만연한 '셀프 연임'과 '황제 경영' 같은 문제를 뿌리뽑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국은 이번 주에 런던에 출장단을 파견한다.

14일 금융당국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태스크포스(TF)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영국과 싱가포르로 떠나는 해외 출장단을 준비 중이다. 오는 16일 해외로 파견될 금융위 출장단에 내부통제 TF 팀장을 맡고 있는 김용재 상임위원과 변제호 금융정책과장이 포함됐다. 이들은 현지 금융당국 방문 일정과 해외 민간 금융사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해외 발표 자료만 참고하기 보다, 그 뒤에 숨어있는 논리나, 역사적 배경, 관행 등을 직접 들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국내 민간 금융회사도 같이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영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사례를 적극 참고하겠다는 계획이다. 당국의 관심은 영국이 시행 중인 비지배주주에게 이사 선임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이사회 구성에 비지배주주가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곳은 8개국으로 영국이 대표적이다.

영국은 지배주주가 있는 상장기업의 비지배주주에게 독립이사 선임권을 부여하고 있다. 지배주주란 사실상 기업을 지배하고 있는 주주 구성을, 비지배주주는 지배력이 없는 소액주주나 기관, 법인을 가리킨다.

영국에선 이사 후보자에 대한 비지배주주의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냉각기간을 거쳐 전체 주주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비지배주주에게도 이사 선임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인데, 이렇게 하면 회사 측과 주주 간 대화의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또, 비지배주주에게 부여된 이사 선임권으로 지배주주가 사적 이익을 누릴 가능성을 차단할 수도 있고, 적은 지분으로도 회사를 지배하는 지배주주들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

당국은 회사가 비지배주주에게 1인 이사 선임권을 부여하거나, 집중투표제 중 하나를 의무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단, 이사 선임권이 부여되는 비지배주주에도 그룹 전체 지분에 대한 하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또, 이사를 선임하는 주주에게 분명한 법적 책임을 부여하는 '그림자 이사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그림자 이사제도는 법적 책임을 부여한 주주를 일종의 '그림자 이사'로 만들어 이사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함께 부과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지시한 뒤로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9월 내부통제 TF에 이어, 내달 기업지배구조 개선 TF를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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