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베어 문 하이브, 기대와 우려 '공존'하는 가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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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3-0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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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본사. [사진=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최대 주주로 나섰다.

하이브는 BTS를 포함해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뉴진스·르세라핌 등을, SM은 H.O.T를 비롯해 보아,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NCT, 에스파 등을 배출했다.

1995년 설립된 SM엔터테인먼트는 28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기획사로 명성을 이어왔다. 하이브는 현 K-팝 시장 거물로 글로벌 음악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K-팝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다. 

공룡 기획사 탄생 조짐에 가요계는 기대와 우려 목소리를 동시에 내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18.46%) 중 14.8%를 약 4228억원에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하이브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월 1일까지 25%에 해당하는 595만1926주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 39.8%를 보유하게 된다. 독보적인 지분이다.

하이브는 2021년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속한 스쿠터 브라운의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했다. 지난 9일에는 릴 베이비와 미고스 등이 속한 미국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를 사들였다. 

SM 지분을 사들이는 것도 글로벌 영향력을 위한 움직임이다. 하이브 측은 "모든 분야에서 SM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팬 플랫폼을 더욱 확장해 더 넓은 세계의 팬들이 더 많은 아티스트와 만나며 K-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하이브의 움직임에 가요계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어느덧 굴지의 기획사로 성장한 하이브가 초기 한류의 방향키를 쥐고 있던 SM이라는 '레전드' 기획사를 인수한 것은 세계 시장 전체에도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것 같다. 우리 음악이 세계 시장에서 승리의 깃발을 휘날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하이브는) 이미 BTS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깔아놨다. IP(지식재산권)를 태워 보내기만 하면 되는 구조다. 굉장히 빠르게 북미나 유럽을 겨냥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서구권을 중심으로 한 하이브와 중국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한 SM의 만남"이라며 "SM이 가진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 강점과 하이브가 가진 자본력, 레이블별 개성이 합쳐지면 메가 IP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가 탄생할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보드도 이를 조명했다. 한 기사에 'K-팝 실세(하이브)는 이번 주 주요 인수와 투자를 통해 한층 더 다양화됐고 자신을 세계 무대에 우뚝 세웠다'고 적었다.

반면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공룡이 시장을 독점하면 중소 엔터기업들은 더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음악평론가는 "이번 지분 인수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등 중소 레이블을 인수한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중소 기획사들이 (거대 기업 탄생과 관련해) 독과점을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음악업계 관계자는 "K-팝의 다양화가 필요한데 하이브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게 우려스럽다. 그렇지 않아도 중소 기획사가 살아남기 힘든 실정이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팬은 "아티스트끼리, 팬들끼리 소통하고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SM은 합동 공연 브랜드가 꾸준히 인기 있을 정도다. 이건 팬들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소속사가 가진 색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데 그 근본이 훼손될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제 시선은 이수만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하이브와 SM 경영진과 손잡은 카카오 간 최대주주 싸움으로 쏠린다. 하이브의 공개 매수 결과에 따라 같은 달로 예고된 SM 주주총회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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