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공사는 적자인데···난방비 인상기 틈타 주머니 챙긴 민간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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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2-1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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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가스 반값 구매·마진율 높인 영향

  • 작년 삼천리 영업익 154% 증가한 178억

  • 서울가스는 영업익 증가액 3배 이상 급증

  • 공사, 미수금 회사채 충당 "더 오를수도"

글로벌 에너지 가격 폭등과 함께 난방비 폭탄을 맞은 국민들 사정과 반대로 국내 민간 도시가스 기업들은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비 상승기와 맞춰 마진율을 높인 것이 영업이익 성장 원인으로 분석됐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삼천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4.29% 증가한 178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37.42% 늘어난 517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과 경기 북부권 도시가스 사업자인 서울가스는 2021년 5억원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23억원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17.5% 오른 15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증가액을 보면 약 28억원으로 2020년 8억원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영호남권에서는 해외 자본인 맥쿼리인프라펀드(MKIF)가 인수한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의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최소 40% 이상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대성에너지, 지에스이 등 도시가스 사업자들이 지난해 상반기에만 두 자릿수 영업이익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스 사업자들이 난방비 상승기와 겹쳐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이들 기업 몸값도 크게 치솟았다. 9일 종가 기준 삼천리 주가는 주당 48만1500원으로 전년 동기(9만7200원) 대비 395.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가스 주가는 17만9500원에서 47만4000원으로 164.06%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천연가스를 수입하지 못하지만 난방비 증가 기간에 마진율을 높이면서 영업이익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SK증권에 따르면 삼천리가 공급하는 도시가스 가격은 지난해 기준 ㎥(세제곱미터)당 839원으로 전년(630원) 대비 33.17% 높아졌다. 가스공사가 삼천리에 공급하는 도매가와 가격 차이인 마진은 2021년 75원에서 지난해 110원으로 46.67%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가스 마진 역시 17.78% 증가했다.

지난해 가스공사는 총 4차례에 걸쳐 도매가를 인상했는데 민간 도시가스 사업자 마진 인상률이 도매가 인상률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주택에 공급되는 도시가스 가격은 도시가스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해 결정한다. 정부가 개입하는 가격은 가스공사 도매가격뿐이다. 가스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공사가 민간사업자에게 판매한 천연가스 가격은 수입가 대비 40~60% 수준이다. 반값 판매로 인해 적자가 민간사업자 이익으로 직결됐다고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동시에 민간 사업자 마진율 인상이 주택에 공급되는 난방비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가스공사가 사실상 반값에 공급한 천연가스 손해분을 미수금으로 잡으면서 최소 5년간은 난방비 인하 요인이 없다는 점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내린다 해도 가스공사는 9조원에 달하는 판매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가스공사가 미수금을 회사채 등으로 채우면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이 점차 늘어나 언젠가는 더 큰 규모로 난방비가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 도매가만 잡을 것이 아니라 민간과 지자체가 지나친 마진율을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가스공사 적자가 민간 사업자와 특히 해외 자본으로 이어지는 지금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 한 주택 출입문 창문이 에어캡으로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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