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맥주 8000원 시대 열리나...주류업계, 가격 인상 놓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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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3-01-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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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맥주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8000원 병맥주 시대가 임박했다."

기획재정부가 맥주 주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맥주업계의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주세 인상폭을 반영할 경우 식당에서 판매하는 병맥주 1병이 최대 80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2022년 세재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맥주의 주세는 오는 4월부터 리터(ℓ)당 885.7원이 부과된다. 전년대비 30.5원이나 오르며 소주, 탁주 등 주류 가운데 가장 높은 폭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4월부터 맥주가격이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주세 인상은 맥주가격 인상을 알리는 서막이다. 과거에도 주세가 오를 때마다 맥주 출고가가 인상돼왔다.

맥주 제조사들은 통상 주세 상승 폭의 2~3배를 출고 가격에 반영해 왔다.
실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주세가 2.49% 올랐을 때 출고가를 7.7~8.2% 인상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맥주 가격 인상률은 최대 10%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맥주 출고가 인상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식당이나 술집에서 판매되는 맥주 가격에도 인상된 출고가격이 반영된다. 일반적으로 500원, 1000원 단위로 가격을 책정하는 음식점 특성상 현재 5000~7000원인 병맥주 가격은 최대 6000~80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병맥주 8000원 시대'가 현실화하는 셈이다. 

리터당 세금이 부과되는 종량세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가격을 인상하면 후발주자들이 연쇄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내부적으로 맥주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해당 팀에서 가격 인상에 대해 논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는 맥주값 인상을 논의하기 전이지만, 주세 변경에 따른 가격 조정 검토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인상 폭과 시기다. 맥주는 '서민 술'이란 인식이 강하다. 가격 인상에 그만큼 민감한 품목이다.
맥주업계는 지난해 한 차례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업계는 수개월 만에 추가 가격인상이 부담스럽다. 가장 먼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경우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과 이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해서다.
인상폭 결정도 고민이다. 예년처럼 주세 인상가격의 2~3배 선으로 출고가를 정할지 이를 낮출지 딜레마다. 

업계 관계자는 "주세 인상분은 출고가에 반영되는 만큼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다만 작년에도 한 번 올린 적이 있어서 업체들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그렇다고 원재료 가격이 전부 인상된 시점에서 기업이 주세 인상분을 전부 떠안는 것도 상당히 부담이다. 특히 맥주는 서민 술인 만큼 가격을 많이 올리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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