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완화 기대감에 환율 '뚝'···9개월 만에 1230원대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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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1-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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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원 오른 1244.7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500원을 향해 날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200원 초·중반대에서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긴축 움직임이 각종 지표 개선에 발맞춰 조만간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데다 주변국 정책 움직임과 맞물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원화가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원 오른 1244.7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5원 내린 1239원에 개장한 뒤 124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이날 환율은 장중 1236원대를 터치하기도 했다. 환율이 1230원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해 4월 22일(저가 기준 1238.3원) 이후 처음이다.

소폭 반등으로 장을 마치긴 했으나 환율 약세 기조는 지난주부터 3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274원에 개장한 후 낙폭을 키워 1268원에 거래를 마쳤고 9일에도 하루 만에 25원 이상 급락하며 1240원대(1243.5원)로 마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달러 약세 배경으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안정화와 임금 상승률 둔화 등에 따른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가 높아진 점을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올랐으나 전월(0.4%  상승) 대비 둔화됐다. 임금 상승률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 장기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또 미국 내 물가 상승 전망을 나타내는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하며 물가 안정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0%로 전월(5.2%)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 속에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최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내수 회복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주변국인 일본 역시 통화완화 정책을 뒤로하고 긴축 채비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 역시 오르고 있어 이 역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인 약세로 이어지지 않고 조만간 1300원대로 재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보다 높고 가파르면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수 있고 이는 곧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 확대로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올 하반기 들어서는 연준 정책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등에 따라 달러 약세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따라 '강달러'가 재개될 수 있겠으나 환율 상승 속도는 관련 지표에 따라 가변적일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일본의 극단적인 완화 정책이 사라진 만큼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더라도 지난해 고점이었던 14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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