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카드납 기피 언제까지…새해도 개선책 논의 비관적 전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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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01-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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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보사, 지난해 9월말 카드납 지수 4.8% 그쳐

  • 카드 수수료율 부담,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 수수료율 인하 놓고 카드업계와 줄다리기 여전

[사진=아주경제DB]


보험사들의 보험료 카드납부 기피 현상이 지난해에도 지속됐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여전히 4%대에 머물며, 소비자들의 카드결제 편익이 침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과 국회가 개선책 도출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는 있지만, 카드납 수수료가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비관적 전망도 여전하다.

1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는 4.8%에 그쳤다. 보험사들이 납부 받은 보험료 100원 가운데 4.8원만 카드결제로 보험료 납부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료 카드납부가 활발한 손해보험사는 30.3%를 기록했지만, 손보사들의 장기저축성보험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4%에 머물렀다. 

보험업계는 종신보험 등 매달 보험료가 납부되는 장기상품의 경우 카드납 기피 현상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사들은 가입자가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부담해야 할 카드 수수료율은 '1% 후반대에서 2% 초반' 수준인데,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이 3%대인 점을 감안하면 카드결제 확대가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같은 이유 등으로 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일부 생보사들은 보험료 카드납부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올해도 운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때 소비자가 신용카드 결제를 원하면 보험사가 반드시 받아들이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는 등 관련 논의가 일기도 했지만,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보험사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보험료에 대한 카드납을 허용할 경우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는 사업비의 추가 발생분으로 작용한다"며 "추가 사업비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소비자 피해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납의 경우 고객의 카드대금 미납 시 계약 해지 등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며 "최근 일부 생보사들은 카카오페이를 통해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게 하는 등 보험료 납부 프로세스를 개선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항변했다.

카드납 지수를 높이기 위한 수수료율 인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1% 초반대 수준의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카드업계는 0.2%포인트의 낮은 인하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보험사의 요구 수준은 원가 이하로 시스템 유지비가 나오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도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에 유리한 수수료율을 강요할 수 없어, 상황을 그저 관망하는 분위기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을 이유로 보험업계가 사실상 카드납 운영 확대에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라며 "올해에는 소비자들의 카드결제 편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당국과 국회, 그리고 보험·여신 업계가 머리를 맞대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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