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권성동의 '불출마' 선언, 윤심 교통정리?…나경원 출마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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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3-01-06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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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의 이합집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4인방 중 한 명인 권성동 의원이 5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윤계 후보 간 교통정리가 사실상 시작됐다.

같은 날 ‘수도권 출마론’을 앞세운 윤상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구미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이런 가운데 원외 인사지만 다수의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대표 1위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대통령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제22대 총선 승리가 절실하고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일말의 오해도 없어야 한다. 당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돼야 한다”며 “비록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6일 출마 선언이 예상된 권 의원의 이날 불출마는 전격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권 의원의 불출마로 인해 친윤후보 교통정리가 이뤄지면서, 여권에서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한 김기현 의원으로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이 기울어지는 모양새다. 다만 최근 권 의원과 김 의원의 관계가 냉랭해진 만큼, 권 의원은 “다른 후보들이 어떤 연대를 하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다른 후보 지지 선언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권 의원의 불출마로 인해 가장 힘을 받게 된 사람은 역시 김기현 의원이다. 최근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사실상 동 행보를 잇달아 해오며 ‘김장 연대’를 해온 김 의원에게 윤심이 쏠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김 의원은 주요 당권주자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과 두 차례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져, 당원인 대통령의 표를 확실히 챙겼다는 것이다.

김장 연대 두 사람은 이날도 배현진 의원 주최로 열린 ‘서울 송파을 신년 인사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엔 친윤계 인사 30여명이 참석해 끈끈함을 과시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날 단독 특강을 맡았는데, 도중에 “김기현 김기현”을 연호하는 당원들도 수백명 참석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김 의원은 특강에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윤 대통령과 당이 ‘싱크로나이즈’, 동기화돼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눈빛만 봐도 서로 뜻이 통하는 사람, 당이 돼야 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 권 의원의 당 대표 불출마 선언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희생적 결단”이라며 “그와 같은 희생적 결단이 당의 단합을 도모하는 커다란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아주 높게 평가한다”고 권 의원을 치켜세웠다.

이제 시선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지지율 1위인 나 부위원장은 출마 여부에 대해 장고하고 있다. 이날 송파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나 부위원장은 "아직은 고민하는 단계"라면서, 쉽게 결정을 못하는 눈치다. 4선을 한 그는 21대 총선에서 낙선해 원내 재진입을 노려야 하는데, 당대표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계산이 쉽지 않다. 

다만 그는 저출산고령사회위 직책에는 간명한 입장이다.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도
“만약에 정말 제가 당권에 도전하게 된다면 당연히 이 직은 내려놔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 자리(국민의힘 대표)에서 더 크게 (윤 대통령을) 도와드릴 수 있지 않나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설 연휴 전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수도권 출마론’을 띄운 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후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100% 당원투표 룰을 적용하는 만큼, 책임당원이 다수 포진한 TK(대구·경북)를 출정식 장소로 택한 것이다. 수도권 출마론에 동조한 안철수 의원은 참석은 못하고 축전을 보냈다. 윤 의원은 행사 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좀 자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사실상 ‘김장 연대’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의원에 대해서도 연일 “당대표를 할 거면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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