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이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대어"… IPO 내년에도 침체 전망에 '암울·혼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연재 기자
입력 2022-12-25 16:5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


올 1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렸던 기업공개(PO) 시장이 초라하게 끝나는 모습이다. 금리인상 등으로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기업들은 눈치보기를 거듭하며 상장 철회만 거듭하고 있다. 불어닥친 'IPO 한파'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계속되는 침체에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25일 올 한 해 동안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스팩·재상장 제외) 기업은 총 70개사로 지난해(21곳)보다 22.34%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개사(4.2%)가, 코스닥 시장에서는 66개사(89.1%)가 들어왔다. 총 공모금액 비중은 16조1010억원으로 지난해(20조4500억원)보다 27%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총 공모금액 중 '단군이래 최대 규모'였던 LG에너지솔루션의 12조7500억원을 제하면 나머지 69개 공모금액은 3조3510억원에 그친다. 올해 공모금액이 1000억원을 넘은 종목은 코스피 부문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수산인더스트리 △쏘카가, 코스닥 시장에서는 △성일하이텍 △더블류씨피 총 5개로 지난해(14개) 대비 급감했다.

올해 IPO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으로 활황이 예상됐지만 금리인상과 여러 악재가 겹치며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잇단 증시 침체로 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일뱅크·SK쉴더스·원스토어 등 대기업 계열사 마저 적정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며 상장을 철회했다. 공모가 거품 논란에도 상장을 추진한 쏘카는 희망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상장을 시켰고, 컬리와 밀리의서재는 연기를 택하며 눈치보기를 계속 하고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카카오의 '쪼개기 상장 논란'이 계속되자, 상장 철회를 밝히며 한 발 물러났다. 올해만 총 13개 기업에 상장을 연기·철회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기업들의 연이은 상장 철회에 IPO 추진 업계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 IR 대행사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IPO 의뢰를 했던 기업들이 상의없이 상장 철회를 통보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 당황스러웠다"며 "결정 전날까지 아무런 조짐이 없어 관련 행사 등 추진했던 입장에서는 허무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년에도 IPO 시장 침체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업계 간 경쟁으로 서로 눈치보기 싸움만 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의 성과도 저조하다. 지난주 상장한 바이오노트를 제외한 69개 종목의 상장 이후 평균 수익률은 5% 내외에 불과하다. 공모가 희망범위에 못 미치는 기업도 절반에 이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4분기 기준 IPO 기업 중 공모가 밴드 하단 미만 기업은 50%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공모가 밴드 상단 기업의 비중은 43.8%로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누적 기준 청약 증거금은 지난해보다 60.1% 하락한 313조원을 기록, 공모주펀드 설정액 추이는 전년 대비 40.7% 감소한 3조9000억원이었다"며 수요예측에서 양극화는 계속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계속되는 금리인상으로 내년에도 'IPO한파'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초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1.25%, 0.25%였다. LG에너지솔루션이 IPO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던 이유도 저금리 효과에 투자자들의 투자 참여가 활발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3.25%, 4.50%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도 "IPO 시장 침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시중금리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모규모다 400억원 이상인 중대형 IPO는 공모가 밴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이상 상장 추진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장 예정인 기업 중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대어급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내년에도 증시 상황은 비슷하게 흘러갈 것"으로 관측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