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후지이 시게오 한국엡손 대표 "ESG는 성장의 원동력···친환경 프린터로 고객과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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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12-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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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매출 2000억원 목표…내년 하반기 종이 재생 기계 '페이퍼랩' 주목

“한국엡손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코로나19 등 국내외로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활동에 제한이 있었다. 다만 ‘엡손 팬을 늘린다’를 한국엡손의 미션으로 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엡손을 더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소비자에게 엡손을 더 알리기 위한 브랜드 캠페인을 기획 중이다.”
 
후지이 시게오 한국엡손 대표이사는 1989년 세이코엡손 본사의 미니프린터 영업부 사원으로 들어가 이후 여러 글로벌 시장을 돌며 프린터 사업을 담당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1월 한국엡손 대표이사에 취임해 2년째 국내 시장을 담당하고 있다.
 
엡손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프로젝터 시장에서 21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현재 각종 프로젝터를 비롯해 프린터, 복합기, 스캐너,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한국엡손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경기침체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하락 속에서도 올해 1분기 국내 500안시루멘(lm) 이상 프로젝터 시장에서 35%를 웃도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미디어 아트 시장의 호황과 스크린 골프장 등 국내 시장만의 특성을 잘 활용한 덕이라는 평가다.
 
중국, 일본 등 33년 프린터 전문가…“친환경 프린터 수요 늘어날 것”

후지이 대표는 약 33년간 프린터 분야에 몸담아온 전문가다. 세이코엡손 본사를 시작으로 2000년부터 홍콩엡손과 중국엡손 등 아시아 지역에서 프린터 영업을 맡았다. 특히 중국엡손에서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다양한 직무를 역임하며 마케팅 분야 역량을 키웠다.
 
그는 향후 프린터 시장의 니즈가 바뀔 뿐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이퍼리스(전자화)의 트렌드는 있지만, 관공서나 기업의 문서 출력 수요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프린터 수요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말이다.
 
다만 후지이 대표는 “제품 구매 요건에 친환경 제품을 요구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근 처음으로 환경 전시회에 엡손 프린터 제품을 전시했는데, 많은 방문객이 환경 훼손 저감을 할 수 있는 프린터의 존재를 알고 관심을 가져주셨다”며 “실제 영업 활동을 통해서도 환경 배려에 관심이 있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친환경 프린터에 대한 니즈는 한국엡손의 최근 행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10월 개최했던 친환경 패션쇼이자 전시인 ‘이상봉, 그의 상상을 프린트하다’를 통해서다. 이상봉 디자이너와 친환경이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전체 의상 중 50% 이상을 엡손의 친환경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터와 티셔츠 프린터 SC-F3060을 활용해 제작했다.
 
엡손의 산업용 프린터 SC-F3060은 최초로 친환경 티셔츠 프린팅이 가능한 제품이다. 고품질 디자인을 티셔츠에 인쇄하는 친환경 프린터로 이상봉 디자이너가 고안한 프린팅 티셔츠는 현장에서 바로 출력됐다. 이날 행사에는 주요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하며 관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후지이 대표는 “이번 패션쇼에 등장한 작품의 50% 이상을 엡손의 프린터를 활용해 만들었으며 예전부터 패션쇼를 통한 협업은 있었지만, 이렇게 프린터 활용률이 높은 사례는 없었다”며 “어패럴 업계는 그간 대량 생산 후 판매하지 못한 제품은 폐기해야 하는 환경 문제를 지니고 있었는데, 이제는 디지털 프린터를 이용해 필요한 양만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환경 측면의 문제뿐만 아니라 디지털 프린터를 통해 생산시간도 대폭 줄였다. 무엇보다 디자이너가 생각했던 색감을 그대로 실현해준다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이에 환경 문제가 중요한 어패럴 업계가 향후 점차 디지털 트렌드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후지이 시게오 한국엡손 대표이사[사진=유대길 기자]

 
80주년 맞은 엡손, 2050년 ‘탄소중립’…“고객과 환경부하 경감 도전”

올해 80주년을 맞은 엡손은 ‘기업 목적 성명서’ 발표를 통해 회사의 목적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고효율, 초소형, 초정밀 기술을 통해 만들어내는 가치로 사람과 지구를 풍요롭게 한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전 세계 모든 제조 현장의 동력을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환경 비전 2050’의 일환으로 2050년까지 지하자원 사용을 줄이고, 탄소를 저감해 지구 온난화와 토양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전사적으로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한국엡손도 내년 6월까지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일본, 영국, 미국 포틀랜드, 필리핀 지역에서는 RE100을 이룬 상태다. 한국엡손 또한 내년 6월까지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최대한 빨리 앞당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후지이 대표는 “엡손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회사 경영의 근간이고, 환경뿐만 아니라 거버넌스 부문에서도 컴플라이언스 경영을 중시하고 있다”며 “ESG 경영의 추진은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고, 비즈니스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50년까지의 목표는 과거 80년간 계속해왔던 활동의 연장선”이라며 “많은 기업이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 분야에서 엡손의 환경 기술은 고객의 환경부하 경감(에너지 효율·폐기물 삭감)을 지원할 수 있고, 엡손 제품으로 고객과 함께 환경부하 경감을 실행해 나가는 것이 우리들의 도전이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폐지를 새 종이로 만들어 인쇄하는 기계인 ‘페이퍼랩’은 업계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드라이 섬유 기술을 적용해 거의 물을 사용하지 않고, 폐지를 분해한 뒤 새로운 종이로 만들어 바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미 일본과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고, 내년 하반기에는 한국 시장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페이퍼랩을 사용해본 고객사의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실 안에서 종이 폐기물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페이퍼랩과 같이 종이 재생 기계를 판매하는 곳은 엡손이 유일하다. 이는 단순 리사이클링을 넘어선 업사이클링 솔루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평가다.
 

후지이 시게오 한국엡손 대표이사[사진=유대길 기자]

 
“프로젝터부터 신사업까지”…한국엡손, 2025년 매출 2000억원 목표

엡손은 현재 사업 부문에서 멈추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엡손은 경기침체에도 지난 회계연도(2021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기준 매출 1641억원으로 오히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2025년까지 2000억원의 매출을 한국엡손 단독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프린터와 프로젝터 사업 외에도 신사업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강화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 산업용 3D 프린터를 비롯해 로봇을 활용한 공장의 생산 효율화 등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
 
산업용 3D 프린터는 아직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3월 일본에서 처음 공개한 바 있으며 엡손이 그간 선보였던 문서 출력 프린터와는 다른 영역의 제품이라는 게 후지이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향후 공장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 비즈니스도 제시한다.
 
아울러 각종 대내외 리스크에도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속한 리스크 관리가 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반도체 수급 이슈 관련 엡손은 문제가 확산하기 이전인 초창기부터 본사에 특별팀을 구성하고, 적극 대응에 들어갔다. 여전히 해당 이슈가 있는 만큼 특별팀에서는 반도체 수급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후지이 대표는 “반도체 수급 문제는 2년 동안 계속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며 이를 대응하기 위해 설계 변경 등을 통해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작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고, 상황 초기에 이대로 가다가는 수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특별한 팀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시장 관련 “매출로만 따진다면 엡손 전체의 2% 정도에 해당하지만, 한국은 전 세계로 전개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있는 시장이라고 인식해 적극 투자를 하고 있다”며 “엡손에는 아주 중요한 시장이며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판매 파트너, 한국엡손 직원을 대상으로 엡손의 팬을 늘린다는 생각으로 오랜 시간 동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후지이 시게오 한국엡손 대표이사는

◆학력
돗쿄 대학(獨協大学·Dokkyo University) 졸업

◆경력
▷1989년 4월 세이코엡손 본사 미니프린터 영업부
▷1992년 4월 세이코엡손 본사 SD 해외 영업부(Printer Sales·해외판매회사 지원)
▷2000년 3월 홍콩엡손 Printer 영업부
▷2001년 9월 중국엡손 Printer 영업부
▷2006년 4월 세이코엡손 본사 BS 해외 영업부(Printer Sales·해외판매회사 지원)
▷2011년 4월 세이코엡손 본사 IJP·LP 영업부(Scanner Sales 해외 지원, 팀장)
▷2012년 4월 중국엡손 Printer 영업부(Director)
▷2017년 4월 중국엡손 Printer 영업부 및 PR부(Printer Sales·홍보/PR, Senior Director)
▷2021년 1월~ 한국엡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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