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름대란 주유소 찾았더니···"서민연료 등유 재고 곧 바닥···추워진 날씨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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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12-0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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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가구 다수 도시가스 공급 안돼

  • 운송 중단땐 저소득층 추위 떨어야

“어제부터 갑자기 추워졌으니까 이제 수요가 계속 늘겠죠. 어제는 등유 200ℓ짜리 드럼 2~3통 정도 팔렸습니다.”

서울 날씨가 영하 9℃까지 떨어진 1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주유소. 이 주유소 근무자는 현재까지 제품 공급이 원활하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등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원구의 또 다른 주유소에서는 겨울철 등유 판매량이 하루 100ℓ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해 휘발유·경유를 공급받는 주기가 길어지고 회당 공급량도 줄어든 가운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서민들의 난방용 기름인 등유도 재고 부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비교적 등유 수요가 적은 서울에서는 재고 소진이 천천히 이뤄지고 있지만 그만큼 저장용량도 적어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가 장기화하는 경우 등유도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등유를 배달하는 업체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 또는 악화하는 경우 등유를 공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관계자들은 휘발유·경유 품절 사태가 일부 주유소에서 빚어지고 있다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만약 유류 공급이 중단되면 재고 소진에 얼마나 걸리냐”는 기자의 질문에 평균적으로 ‘2~3일 정도’라고 답했다. 상황이 악화하면 언제든 품절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1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49개 주유소에서 휘발유 또는 경유 재고가 모두 소진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서울시 한 주유소에 등유 가격이 표시돼있다. [사진=장문기 기자]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내 도시가스 보급률은 98.5%다. 따라서 등유 소진이 과거보다는 천천히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6만8416가구에는 도시가스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등유·연탄·액화석유가스(LPG) 등을 난방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 등유 재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방문한 서울 성북구 성북동·삼선동 일대. 과거 삼선3구역으로 재개발이 추진되던 지역은 재개발구역에서 해제됐지만 주 배관과 인접한 일부 가구에만 도시가스가 공급되고 있다. 삼선동 등지에서 보일러 수리업을 하는 A씨는 “저소득 노인가구를 중심으로 도시가스 공급이 안 되는 곳이 있다”며 “보일러 수리를 다니다 보면 연탄보일러보다는 기름(등유)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성북동은 난공사 구간이나 재개발구역 등이 많아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가구가 삼선동보다 많다. 성북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B씨는 “정확히 몇 가구인지는 모르지만 성북동에 도시가스 공급이 안되는 지역을 합치면 어림잡아 400가구 정도 될 것 같다”며 “노인가구 비중이 높은 동네인데 등유 등 난방용 연료 공급이 끊기면 추운 날씨를 어떻게 나실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밖으로 벗어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도시가스협회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2318만6990가구 중 도시가스를 수요하는 가구를 1964만701가구로 집계했다. 전국에서 354만6289가구는 도시가스로 난방을 할 수 없는 셈이다. 도시가스를 공급받고는 있지만 조리용으로만 사용하고 난방은 연료비가 저렴한 등유·연탄으로 해결하는 저소득층을 고려하면 등유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 상당수 저소득층이 추위에 떨어야 하는 것이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날이 더 추워지면 난방용 등유 수요가 늘어날 텐데 재고가 없어 공급하지 못할까 걱정”이라며 “가뜩이나 요새 등유 가격이 급등했는데 구하는 것도 어려워지면 저소득층 피해가 우려된다. 하루빨리 총파업 사태가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일 서울 성북구 삼선동 일대 주택밀집지역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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