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2차 핵 협상서 '기본 원칙' 합의…트럼프식 '빅딜' 나올까

  • 이란, 핵 농축 최대 3년간 유예 조건으로 서방 제재 해제 제안

  • 미국, 핵 합의 및 경제 협력 등 아우르는 빅딜 추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제네바에서 열린 2차 비공개 핵 협상에서 '기본 원칙'에 합의하며 파국을 피할 실마리를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 기세를 몰아 핵 합의와 경제 협력 등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빅딜'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국은 여전히 세부안을 놓고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추후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오만 대사관에서 비공개 핵 협상을 갖고, 이달 초 오만에서 진행된 이란 핵개발 관련 후속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은 협상 후 핵개발과 관련해 미국과 "기본 원칙(guiding principles)"에 합의했다고 밝혔고, 미국도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추가적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퍼졌고, 이날 국제유가 역시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양측 모두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혀 이견이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협상에 대해 "일부 측면에서는 잘 진행됐다. 그들은 이후에 다시 만나는데 동의했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레드라인을 수용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폭스뉴스에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또한 추가적인 논의 사항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협상의 주요 안건으로 이란에 민수용을 포함한 우라늄 농축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자신들의 우라늄 농축은 발전과 같은 평화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다만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중 우라늄 농축 비율을 60%까지 끌어올린 유일한 국가라고 WSJ는 짚었다. 핵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90% 수준의 우라늄 농축이 필요한데, 이란은 이를 60% 수준까지 끌어올린 만큼 향후 핵무기 개발 위험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번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무기 12개분의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에 공급하는 것에 대해 열린 입장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란은 미국이 요구하는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에 대해서도, 미사일 협상은 지역 국가들과의 협상 안건일 뿐이라며 논의를 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가 대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우라늄 농축을 최대 3년간 중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WSJ는 관련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은 서방의 제재에 따른 경제난 속에 지난해 말부터 반정부 시위가 확산해 정치 불안정성이 높아진 상태이다.

아울러 미국 측은 핵 합의와 함께 에너지 등 경제 협력까지 아우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보다 폭넓은 해결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미 간바리 이란 외무부 경제 차관은 "협상 프레임워크에는 석유, 가스, 광물 투자부터 항공기 구매까지 포함됐다"며 "합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미국 역시 수익성이 높고 단기간에 경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에서 이익을 얻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이란 반관영 매체 파르스뉴스에 말했다.

따라서 양국은 앞으로 추가 협상을 통해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한 미국 관리는 "이란 측은 2주 내에 세부적인 제안 내용을 들고 와서 의견 차이를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WSJ에 전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을 앞두고 지난해 6월 미군이 이란의 핵 시설을 폭격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을 거론하며, 이번에는 "그들이 좀 더 합리적으로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해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을 수시간 가량 차단하고 해군 군사 훈련을 실시해 양국 간 충돌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으로, 이곳의 운행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그 여파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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