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관광 붐 내년까지 지속될까…코로나 재유행 조짐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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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11-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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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 수요 코로나 이전 수준 가까워진 모습

  • 관광업 재개에 태국 경제 성장세 회복

  • 코로나 재유행에 태국 관광업계·정부 긴장감 고조

태국 관광 거리 [사진=EPA·연합뉴스]




태국이 관광업 개방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관광업 비중이 큰 태국이기에 국내총생산(GDP)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는 가운데 코로나 확산세가 내년 태국 경제를 좌우할 전망이다.
 
코로나 규제 풀자…내국인·외국인 관광 모두 급등
태국이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자 코로나 이전 관광 수요를 빠르게 회복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급속도로 늘어난 모습이다. 

지난 24일 태국 매체 네이션은 태국관광청(TAT)의 자료를 인용해 10월까지 올해 국내 관광 횟수가 총 2억 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태국 관광청 예상치인 1억 6000만 회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태국 정부의 국내 관광이 기대 이상으로 활성화된 것이다.

관광 증가는 소비 활성화로 이어졌다. TAT는 국내 관광에서 이어진 소비가 기존 목표치인 연간 6560억 밧(24조3835억원)을 웃도는 8000억 밧(29조73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국은 해외 방문객을 막던 빗장을 풀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준비를 끝냈다. 앞서 지난 10월 TAT는 2020년 3월부터 시행하던 코로나 비상사태령을 해제했다. 태국을 방문하는 해외 여행자를 대상으로 요구하던 '타일랜드 패스'를 폐지했다. 백신 접종 증명서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동시에 코로나 경계 단계에 따라 진행되던 영업시간 제한 조치도 사라져 관광객을 유인했고 체류 기한도 늘어났다. 비자 면제 대상국과 비자 대상국 관광객의 체류 기간을 각각 45일과 30일로 늘렸다.  

코로나 비상사태령을 해제하고 빗장을 푼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지난 4일 싹싸얌 치드촙 교통부 장관은 10월 31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비상사태령이 시행 중이던 9월보다 43.55%나 증가한 수치다. 2019년 월평균 태국 관광객이 325만 명이던 점을 고려하면 관광객 숫자가 코로나 전과 비슷해진 것이다. 본격적인 태국 관광의 성수기인 12월~1월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태국 정부가 제시한 관광업 관련 목표치도 수월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TAT는 지난 1월부터 10월 말까지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730만 명이라고 전했다. 당초 태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외국인 관광객 유치 1000만명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1000만명은 쉽게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타삭 수파손 TAT 관광청장은 "태국 정부는 지속적인 홍보와 '어메이징 타일랜드 SHA'를 이용해 지금까지 7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어메이징 타일랜드 SHA는 태국 정부가 관광 시설에 대한 서비스와 위생을 인증하는 제도다. 태국 전역에 관광차량, 명소, 미용실, 기념품 가게 등을 대상으로 하며 청소 여부, 소독제 배치 여부, 테이블 배치 상태 등을 고려해 인증을 부여한다. 
 
관광업 재개에 태국 경제도 성장세 회복
관광업 회복은 태국 경제의 반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태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이는 각각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인 2.3%, 2.5%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관광산업 회복과 이에 따른 민간 소비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태국 관광업은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약 11%를 차지할 정도로 태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관련 고용은 무려 태국인의 20%에 해당해 태국 경제를 좌지우지한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가 유행하고 관광산업이 마비된 2020년 태국 GDP가 6%나 역성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NESDC는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일상적인 생활과 활동이 가능해져 경제에 도움이 됐다"며 "기업들도 경기 개선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 수입으로 올해 외국인 1020만명이 입국해 5700억 밧(21조3579억원)을 지출하고, 내년에는 외국인 2350만명이 입국해 1조2000억 밧(44조9760억원)을 소비할 것으로 봤다. NESDC의 전망대로라면 관광업 호조에 내년 GDP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등 세계 코로나 재유행에 태국 관광업계·정부 긴장감 고조
문제는 최근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재유행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관광업 재개에 따른 경제 성장을 기대하는 태국 정부의 최대 걸림돌이다. 코로나 유행 둔화 조짐에 방역 빗장을 활짝 풀었지만, 재확산 조짐에 긴장감을 올리고 있다. 

지난 29일 방콕포스트·로이터는 정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주 태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하루 평균 702명으로 전달 대비 두 배 늘었다고 전했다. 사망자도 이에 못지 않게 늘었다. 지난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74명으로 이달 첫 주 40명에서 85% 급증했다.

태국 보건부가 꼽은 환자 급증 지역은 동부와 남부를 비롯한 태국 주요 관광지다. 보건부는 이를 계절적 요인과 외부 활동 증가, 낮은 백신 접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파스 칸카윈퐁 질병통제국장은 "사람들이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최근 들어 백신을 많이 접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접종처를 추가로 지정하는 등 재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했다.

외국 관광객 입국 규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방콕포스트는 "코로나19 급증세가 이어지면 당국이 외국 관광객 입국 규제 강화 등을 다시 도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도 태국 관광업 활성화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태국 매체 타이거는 "중국 관광의 상황에 따라 태국 정부의 목표는 달성하기 쉬울 수도 있고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28일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가 4만명에 근접해 코로나 관련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반면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인의 여행 욕구가 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태국 관광에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태국 방문 이후 태국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행 관련 규제가 내년 3월이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수파손 TAT 관광청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유지시키고 중국인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 뿐이다. 당분간은 중국인 관광객 부족을 상쇄하기 위해 다른 나라 관광객을 공략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허용한다면 내년에는 외국인 입국자가 3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태국 정부가 예상한 관광객 수 1100만명~3000만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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