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경쟁 '르쌍쉐' 수익성 악화 부메랑···매출원가율 90%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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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2-11-3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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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부가가치 지향 현대차·기아는 80%대

  • 쌍용차 40%·르노 39% 판매량 늘었지만

  • 소형·준중형 SUV 등 소수 주력모델 집중

  • 동급 경쟁모델 대비 최고 4000만원 저렴

현대자동차그룹과 쌍용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며 판매량을 무섭게 늘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매출원가율이 80% 초반인 것과 달리 중견 3사는 90%에 육박하거나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3사가 저가 차량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린 것이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쌍용차의 매출원가율은 93%로 집계됐다. 

쌍용차는 9819억5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매출 원가가 9075억9483만원에 달했다. 매출 원가는 차량 제작에 필요한 재료비 등 제조 원가, 재고 자산 변동액, 급여의 일부 등이 반영된다. 원가율이 높으면 차량 생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94%, 르노코리아는 89%다. 반면 올 3분기 현대차와 기아는 중견 3사보다 적은 81%로 나타났다. 

중견 3사는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 등의 부담이 현대차·기아보다 크지 않다. 그럼에도 중견 3사의 매출원가율이 현대차·기아보다 높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된 차량 포트폴리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량은 일제히 증가했다.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곳은 쌍용차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9만3644대의 완성차를 팔았다. 르노코리아의 판매량도 39% 증가했다. 기아 판매량은 2.6%, 현대차는 0.4%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팰리세이드·모하비 등 대형 승용형 다목적차(SUV)와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주로 판매한 것과 달리 중견 3사는 동급 모델 대비 가격이 낮은 소형, 준중형 SUV 차량이 주를 이룬다. 쌍용차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국내에서 렉스턴 스포츠(2만2963대), 토레스(1만5833대), 티볼리(1만17대)를 가장 많이 판매했다. 

올해 출시한 토레스의 가격은 2740만~3020만원이다. 동급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3252만~4007만원)와 기아 쏘렌토(3002만~3989만원) 모델 대비 최대 1200만원 저렴하다. 뉴 렉스턴 스포츠 가격도 약 3800만~7000만원대의 수입 경쟁 모델들보다 최대 4000만원 저렴하다. 르노코리아의 효자 모델인 XM3 가격도 1865만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표가 붙었다. 한국GM 콜로라도의 경우 8000만원대의 지프 글래디에이터와 5000만원대 포드 레인저보다 최대 4000만원 싸다. 

특히 중견 3사의 주력 수출 모델도 XM3, QM6, 트레일블레이저, 코란도, 티볼리 등으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시 세금 등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국내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된다"며 "3사의 수출 비중은 높은 편이어서 낮은 수출 차량의 가격도 매출원가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전체 판매량에서 한국GM의 수출 비중은 85%로 가장 높았고 르노코리아는 69%, 쌍용차는 39%를 기록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이 원자재, 부품 구매나 생산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가진 점도 매출원가율을 가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자재 구매 시 현대차그룹의 협상력이 더 클 수밖에 없고 인력 1명당 생산성, 환율 리스크 관리 등 측면에서 오랫동안 채질 개선을 해온 것이 낮은 매출원가율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중견 3사가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회복하려면 매출원가율을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올해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들쑥날쑥한 매출원가율에 수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현대차는 81~84%, 기아는 82~85%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85~98%, 르노코리아는 79~89%, 한국GM은 92~96%로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수의 주력 차종에만 기대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이용한 판매에만 집중하면 어느 순간 무너지게 돼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차량을 내놔 판매를 늘리고 과감한 가격 결정을 하는 것이 매출원가율을 낮추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르노 뉴 아르카나 [사진=르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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