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골든타임' 놓친 경찰 수뇌부, 거세지는 '지휘공백'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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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2-11-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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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발령 이임재ㆍ류미진 등 관련 정황 속속 드러나

서대문구 경찰청.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 책임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참사 당시 지휘·보고계통의 부재가 경찰 일선의 미흡한 대응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현장 총괄 책임자들의 늑장 대응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경찰 수뇌부 역시 총체적인 책임론을 피해가기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6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참사 현장 도착 시간에 대한 허위 보고 의혹과 당일 현장 대응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9시 47분쯤 관용차로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오후 10시 녹사평에 도착한 이 전 서장은 교통 정체로 이태원에 대한 진입이 어려워지자 경리단길, 하얏트호텔, 보광동 등을 통해 우회해 오후 10시 55분에서 11시 1분 사이 이태원파출소 근처인 이태원 엔틱가구거리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서장이 관용차를 통한 이동을 고집하면서 도착 시간이 지연됐고, 이로 인해 실제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기존에 보고에서 밝힌 오후 10시 20분이 아닌 오후 11시 5분 경이었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판단이다.
 
경찰청은 당초 국회에 제출한 상황보고서를 통해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오후 10시 20분에 현장 도착 후 지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해당 기록은 허위인 것이 확인된 바 있다. 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식당에서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할 때까지 차량에 있던 70여 분 동안의 대응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에 대한 늑장보고 논란도 커지고 있다. 김 청장은 참사 당일 밤 11시 36분 용산서장의 전화를 통해 사건을 인지했다. 당시 상황관리관 당직인 류미진 총경이 상황실에 1시간 이상 부재해 보고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이날 11시 56분에 자택에서 택시를 타고, 30일 0시 11분에 한강진역에서 내린 후 도보로 0시 25분에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윤 청장 역시 참사 당일 밤 충북 제천 캠핑장에서 오후 11시쯤 잠들어 보고를 받지 못했다. 오후 11시 32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이 전송한 문자와 11시 52분 건 전화도 받지 못했고, 30일 0시 14분 상황담당관이 다시 연락한 전화로 뒤늦게 참사 현황을 파악했다.
 
결국 윤 청장이 주재한 경찰 수뇌부 회의는 참사가 발생한 지 약 4시간 만인 30일 02시 30분에서야 열리게 됐다. 현장 보고체계가 작동하지 않은 데다, 지휘부에 대한 보고마저 늦어지면서 기동대 등 경찰 인력 투입 역시 차질을 빚게 됐다는 지적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사고 이후 현장에 투입된 경찰 기동대는 모두 5개 부대였지만, 첫 기동대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사고 발생 1시간 25분 후인 오후 11시 40분이었다. 이후 김 청장이 오후 11시 44분 서울경찰청 경비과장에게 가용부대의 신속 투입을 지시했지만 이미 현장에서는 심정지 환자 등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경찰 지휘부의 대응 미흡이 형사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다만 보고 대응이 늦어져 현장 대응이 늦어진 점에서 수뇌부도 책임론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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