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중도포기한 매그나칩 인수전 막판 반전 노린다···환율 하락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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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10-1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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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급등 부담 커지며 인수작업 중단

  • 올초 수준 환율 하락땐 적극적 나설것

LX그룹이 자진하차한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의 막판 반전을 노리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인수 작업을 중단했으나 환율이 올해 초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지면 다시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LX그룹은 여전히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환율 등의 상황이 우호적으로 바뀐다면 언제든 인수 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파악된다.

LX그룹은 지난 7~8월 그동안 진행해왔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제안서를 결국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서 실사 등을 마쳤으나 결국 막판 인수를 포기한 모습이다.

LX그룹 안팎에 따르면 인수전을 포기한 가장 큰 원인은 고환율·고금리로 꼽힌다. 매그나칩반도체는 현재 미국 시티그룹 벤처캐피털에 인수된 상태다.

이에 매그나칩반도체의 본사와 생산시설 등은 국내에 있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인수대금을 달러화로 지불해야하는 상황이다. 매그나칩반도체의 달러화 가격이 변동이 없더라도 환율이 급등하면 LX그룹 입장에서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평균 1144.6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초 1190원을 돌파해 지난 7월 말에는 1310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에 비하면 10.1%, 지난해 평균 대비해서는 14.45%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최근 고금리 상황도 인수 의지를 흔든 요소로 꼽힌다. 매그나칩반도체 인수 주체인 LX세미콘은 지난 6월 말 기준 4707억원(개별 기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추가로 재무적투자자(FI)의 존재까지 감안하면 인수 여력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인수가 결정됐다면 외부에서의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데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유력 원매자였던 LX그룹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매그나칩반도체는 여전히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LX그룹도 아직 매그나칩반도체 인수 의지를 완전히 정리하지 않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는 LX그룹이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숙원 사업으로 반도체 산업을 꼽을 만큼 관심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구 회장은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집무실을 따로 마련해 인수 절차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매그나칩반도체 자체도 LX그룹 및 구 회장과의 인연이 적지 않다. 매그나칩반도체의 모태는 LG그룹이 지난 1999년 정부가 주도한 빅딜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현대차그룹에 넘긴 LG반도체이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1985년 LG반도체(당시 금성반도체)에 입사해 다른 계열사를 거쳐 1990년대 LG반도체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LX그룹 관계자는 "향후 환율 등 경제 상황에 따라 다시 인수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달러화 가치가 높아져 다른 원매자도 매그나칩반도체를 인수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다시 달러화 가치가 내려올 때까지 매그나칩반도체가 매각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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