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엔비디아의 액체냉각 솔루션 품질 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발열을 제어하는 핵심 설비인 냉각수 분배장치(CDU)의 기술 신뢰성을 인정받은 만큼,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LG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600킬로와트(kW)급 CDU에 대한 최종 품질 인증을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엔비디아의 CDU 품질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증을 계기로 자체 개발한 액체냉각 솔루션을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고객사에 본격 공급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CDU는 냉각수를 서버 내부로 순환시키고 열을 회수하는 액체냉각 시스템의 핵심 설비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GPU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서버 랙당 전력밀도와 발열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공간 전체의 온도를 낮추는 기존 공랭식 냉각만으로는 한계가 커지면서, 반도체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액체로 직접 흡수하는 방식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LG전자 CDU는 GPU와 중앙처리장치(CPU)에 장착된 콜드 플레이트로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다이렉트 투 칩(DTC)' 방식을 구현한다. 공랭식 시스템과 함께 가동해 냉각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특히 온도 제어 정밀도를 ±0.25도로 구현해 고발열 GPU의 열 안정성을 높였다. 가상 센서와 누수 감지 기능을 지원하며 데이터센터 통합관제시스템과도 연동된다. 펌프나 CDU 그룹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예비 장치로 전환되는 시험에서도 냉각 운전이 중단 없이 유지되는 안정성을 입증했다.
이번 인증은 LG전자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핵심 공급망에 진입했다는 의미도 있다. 엔비디아의 서버 랙을 도입하는 데이터센터 고객사가 별도의 장기간 기술 검증 없이 LG전자 CDU를 채택할 수 있어 프로젝트 수주 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600kW급 제품을 시작으로 1MW·2.5MW·4MW 등 대용량 CDU 전 라인업에 대해 엔비디아 인증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AI 서버의 전력 소모와 발열량이 커지면서 메가와트급 액체냉각 설비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에 따르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매년 약 26%씩 성장해 2034년 약 1335억달러, 한화 약 18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북미 하이퍼스케일러와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데이터센터 등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열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도 넓힌다. 차가운 물을 만드는 칠러부터 냉각수를 분배하는 CDU, 반도체 칩의 열을 직접 흡수하는 콜드 플레이트까지 모두 제공하는 '칩 투 칠러' 토털 솔루션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칠러 분야에서 확보한 마그네틱 베어링 컴프레서 기술을 활용하는 한편 CDU용 인버터 등 주요 부품 내재화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LG CNS의 AI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사업과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도 CDU 공급과 현장 적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은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신뢰성 높은 액체냉각 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자체 냉각 기술과 '원 LG' 통합 인프라 역량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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