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미사일 오발' 軍 늑장 발표, 가짜뉴스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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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10-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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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현무 미사일 낙탄 지각 발표에 괴담 확산

  • 8명 실종·22사단 서버 먹통 등 가짜뉴스 활개

  • 軍 '훈련 중'이라는 설명만...공포에 떤 국민들

[사진=연합뉴스]

한밤중 정체불명 굉음에 강릉 지역 주민들이 밤잠을 설쳤다. 5일 아침이 돼서야 굉음의 정체가 군의 미사일 오발 때문이란 사실이 알려졌다. 전쟁이 난 줄 알고 조마조마했던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군 당국이 아무런 안내 없이 훈련 중이라고만 알려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새벽 강릉 지역 맘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강릉의 한 군부대 쪽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굉음이 연달아 세 번 울렸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또 불길이 치솟는 장면을 봤다는 목격담과 함께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들도 게시됐다. 영상에는 미사일이 공중으로 올라가는 모습과 폭발로 보이는 화염이 담겨 있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 사이엔 어떤 상황인지 예상하는 글들이 오갔다.

한 누리꾼은 한·미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다는 보도를 근거로 군 훈련 상황일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강릉 지역 맘카페에는 "강릉에 6년 넘게 사는데 이런 훈련 소리는 처음이다", "온몸에 닭살이 돋고 걱정돼 무섭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소리 나는 것도 처음"이라는 반응이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군이 현재 상황을 감추려 엠바고(보도 시점 유예)를 건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달렸다.
 

'강릉 현 상황'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굉음의 정체는 온라인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지 약 6시간이 지나서야 밝혀졌다. 군 당국이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하는 와중 현무-2 미사일 한 발이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하면서다.

하지만 군 당국의 늑장 발표가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날 아침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온라인에서는 사실 확인이 안 된 가짜뉴스가 일파만파로 퍼졌다. 지난 2015년 중국 톈진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 사진이 강릉 굉음의 정체로 둔갑하는가 하면 오발 사고로 군인 8명이 실종됐다는 가짜뉴스 등도 확산했다.
 

[사진=에브리타임]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의 한 이용자는 △공군 제18전투비행단 활주로 인근 폭약 소실 △유류고 화재 발생 △22사단 내부 서버 먹통 등의 키워드를 올린 뒤 "8명이 실종됐다. 정확한 내용은 엠바고가 풀린 뒤 나올 보도를 보라"며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군 당국은 미사일 오발을 제때 알리지 않아 국민이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119상황실에도 '비행장에서 폭탄 소리가 난다', '비행기가 추락한 것 같다' 등의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출동했으나 군부대 측은 '훈련 중'이라는 설명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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