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현안보고] "원화 절하폭, 주요국 수준…'외환수급 불균형 완화' 정부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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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9-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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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국은행]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을 넘어 1420원을 빠르게 돌파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 같은 원화 절하폭이 주요국 통화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외환수급 불균형 완화 등 시장 안정을 위한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한국은행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주요 통화의 움직임과 과도하게 괴리돼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실시할 예정"이라며 "정부와 함께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금융시장은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의 여파로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국고채 금리 3년물은 연중 최고치를 재차 경신하며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주가 역시 외국인의 순매도 등으로 급락해 주가수익비율(9배)이 장기평균치인 9.7배(2010년 이후 기준)를 밑돌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신용스프레드가 상당폭 확대돼 지난 21일 기준 100bp(AA-등급)로 지난 10년간 평균치(43bp)나 코로나19 사태 초입 당시(고점 78bp)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다만 기업들이 은행 대출 등 대체수단을 활용해 전반적인 자금조달 애로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기업의 은행대출 증가규모는 80조4000억 원으로 예년 평균인 42조6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8월 중순 이후 빠르게 확대됐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과 일본 통화 약세,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수요 등 국내 요인이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8월 중순 이후에는 미국과 유럽의 긴축강도가 강화됐고 무역수지 적자도 확대돼 환율 상승압력을 키웠다. 한은은 다만 이 같은 '강달러' 기조가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만큼 올해 절하폭은 주요국 통화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올해 3월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주식자금을 중심으로 빠르게 빠져나가 17억7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주식자금은 3~6월 중 상당폭 유출(-124억8000만 달러)됐으나 7월 이후에는 순유입으로 전환(+31.8억 달러)됐고, 채권자금은 대체로 순유입을 이어가고 있으나 유입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 같은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대외부문 건전성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등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은 "우리나라는 대규모의 순대외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세계 9위 수준"이라며 "KP 스프레드 및 외평채 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는 등 대외 외화차입여건은 대체로 양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변동성이 커진 만큼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면서 시장안정화조치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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