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멍 뚫린 법망'...사기 계좌 지급정지 신청도 불가

  • 낮은 경각심에 피해 확대..."체계적 예방 교육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채팅 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피해자 구제나 범죄 방지책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관련 법제 미비와 낮은 인지도가 피해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피해 사례가 더욱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보완 입법과 함께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구멍 뚫린 법망'···사기 계좌 지급정지 신청도 불가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팅 사기는 보이스피싱 범죄와 달리 피해자에 대한 구제나 대응 방안이 부실해 관련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채팅 사기는 보이스피싱처럼 범죄조직의 기망으로 수수료를 입금하지만 법적으로 피해자들이 지급정지를 은행에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구제에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 법령이 적용된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 등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신청하면 회사는 관련 조치를 즉각 실행해야 한다. 피해자가 직접 해당 금융기관에 지급정지를 의뢰하고 은행 등도 이에 협조해 추가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포인트 환급을 미끼로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는 채팅 사기는 이런 법망을 벗어난 상태다. 재화 공급이나 용역 제공을 미끼로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는 사기는 해당 법률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송지원 변호사(송앤최 법률사무소)는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적용 가능한 법제가 없다 보니 보이스피싱에 못지않은 금전 손실이 발생하는 등 추가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며 "피해 구제나 대응이 쉽지 않아 실제 법적 소송에 나서겠다는 피해자도 적어 조속한 입법 보완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 낮은 경각심에 피해 확대···"체계적 예방 교육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채팅 사기의 위험성에 대한 일선 수사기관의 인식 부족과 낮은 경각심도 범죄 증가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검찰은 지난달 보이스피싱 주범에 대한 구형 기준을 대폭 강화한 '보이스피싱 사건처리 기준'을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채팅 사기는 아직까지 일반 사기죄 수준의 구형에 그치고 있다.

보이스피싱 수사에 많은 인력을 투입 중인 경찰 역시 채팅 사기를 '기타 범죄'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가정보원 등 정보기관 일부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채팅 사기에 대한 정확한 피해 사례와 규모도 아직 집계되지 않은 실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해당 범죄 유형에 대해 인지도가 낮다 보니 수사기관에서도 아직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크다"며 "인력도 많지 않아 수배 단계에서 어려워지면 수사가 사실상 중단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는 관련 입법 마련과 함께 채팅 환전사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도 범죄 근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로맨스 스캠 등 채팅 사기 범죄는 처벌보다는 예방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해당 유형의 범죄는 사후 피해 회복이 쉽지 않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도록 채팅 환전사기 수법과 함께 범죄를 회피할 수 있는 노하우 등을 우선 체계적으로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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