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화학·정유 매출 급감에 부담 커져

  • 수익성 악화 불가피···재무건전성 고민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그룹인 삼성·SK·LG그룹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들 그룹의 매출 80% 이상을 책임지는 전자·화학·정유 산업에서 향후 뚜렷한 불황 징후가 보이는 탓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룹의 전체적인 차입금 규모가 크게 불어난 상황에서 향후 매출과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 추가적인 건전성 안정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LG그룹이 주력 사업의 불황을 앞두고 있어 재무건전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5년 동안 전체적인 순차입금 규모를 보면 SK그룹은 2017년 말 20조원에서 지난해 말 55조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LG그룹도 13조원에서 30조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다만 삼성그룹의 순차입금 규모는 마이너스(-) 104조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어 SK·LG보다는 위험도가 높지 않다. 그러나 삼성중공업 등 일부 계열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대기업 그룹은 최근 5년 동안 차입금이 크게 늘었음에도 그 이상 수익성이 더 크게 늘어나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SK·LG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수익창출능력(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 규모를 살펴보면 각각 1.5배와 1.1배로 매우 우수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력사업인 전자·화학·정유 사업의 수익성이 차입금 규모 확대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한 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의 주력 사업인 전자·화학·정유 사업이 향후 불황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전자 산업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했던 펜트업 수요가 마무리되면서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TV·모바일·PC 등 가전제품 판매량이 올해 상반기부터 급감했다.

그나마 상반기 선전했던 반도체 분야도 3분기부터는 하락세가 예고됐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시장의 한파를 예고했으며,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 가능성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화학 산업도 국내 기업의 생산품을 50~60%까지 소화하는 중국이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를 지속하고 있어 실적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LG화학과 SK케미칼 등 대기업그룹 화학사도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40% 수준의 수익성 하락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정유 산업도 고금리에 따른 고환율로 원유 수입 부담이 크게 늘어나 전망이 밝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기준 환율 5% 상승 시 572억원의 수익성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환율 수준은 지난해 평균 대비 20% 이상 고공행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들 대기업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당장 건전성 문제에 시달리지 않겠지만 지금 수준의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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