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6개월 연속 무역적자 위기…고환율·에너지價에 4분기 적자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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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2-09-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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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1~20일 41억 달러 무역적자…반도체 침체·원화가치 하락 악재

9월 16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이달까지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6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이다. 무역적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최근 반도체 경기 침체와 급등한 원·달러환율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동절기 에너지 수입량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기차 수출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적자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20일 수출은 330억 달러, 수입은 37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출은 8.7% 줄어든 반면 수입은 6.1% 증가했다. 이 기간 무역수지는 41억5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관세청은 명절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탓에 수출액은 감소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 9월 1~20일 일평균 수출액은 25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조업일수는 13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5일보다 1.5일 줄었다. 

수출은 품목별로 반도체(3.4%), 석유제품(38.8%)이 증가했지만 승용차(-7.5%), 무선통신기기(-25.9%), 자동차부품(-12.3%) 등이 감소했다. 

수출 국가별로는 싱가포르(44.3%) 등이 늘었지만 중국(-14.0%), 미국(-1.1%), 유럽연합(-15.3%), 베트남(-13.0%) 등 주요 수출국이 대부분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16.1%), 반도체(11.1%), 가스(106.9%) 등이 증가했으며 기계류(-5.7%), 석유제품(-36.5%) 등은 감소했다. 수입국별로는 중국(3.1%), 미국(8.3%), 사우디아라비아(32.0%), 대만(16.9%) 등이 증가했고 유럽연합(-8.4%), 일본(-7.6%)은 감소했다. 

올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4월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적자 규모는 4월 24억7600만 달러, 5월 16억 달러, 6월 24억8700만 달러, 7월 48억500만 달러, 8월 94억7400만 달러로 5월을 제외하고 매월 규모가 커지는 모습이다. 

무역수지 악화는 급등한 에너지 가격 영향이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럽을 비롯한 각국이 천연가스 확보전에 뛰어들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북반구가 동절기에 들어가는 4분기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도 무역수지 개선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원화가치 하락으로 원·달러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급등했다. 통상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경쟁력 확보에 일부 도움이 됐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수지 개선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최근 주요 도시의 코로나 봉쇄를 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낳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 등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면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에 이어 주력 수출 품목으로 부상한 전기차도 수출 전망이 어둡다. 지난달 미국이 자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IRA를 시행한 탓이다. 

올 들어 8월까지 한국산 전기차의 미국 내 판매대수는 4만39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9만6750대의 전기차를 해외로 수출했는데 미국 시장이 전기차 수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IRA 시행으로 현지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한국산 전기차의 수출길이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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