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주저앉은 한·중·일 환율] 원·엔·위안 '심리적 마지노선'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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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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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 강세에 무역수지 악화 불가피…FOMC 결과 관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6원 오른 달러당 139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킹달러'가 아시아 3국을 덮쳤다. 중국 위안화는 '포치(破七, 달러당 7위안)'가 현실화됐고, 원화와 엔화도 '심리적 마지노선'에 다다른 상황이다.

추가적인 환율 압박 가능성이 높아 달러 초강세 기조가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1원 내린 달러당 1389.5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1일(미국 현지시간)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1.0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6일 달러당 1399.0원까지 치솟은 환율은 회의 결과에 따라 단숨에 1400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통화 약세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15일 홍콩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2년 만에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으며 다음날인 16일 역내 위안화 환율 역시 7위안을 넘겼다.

앞서 2019년 8월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을 때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환율 조작"이라고 비난했으나, 이번에는 전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일본 엔화 역시 14일 장중 144.96엔까지 치솟은 이후 145엔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동북아 3국 통화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기고도 숨고르기 없이 치솟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연준은 9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11월, 12월에 빅스텝 이상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450원, 엔화는 150엔, 위안화는 7.15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달러 가치가 오를수록 한·중·일의 무역수지는 악화되고 이에 따라 통화가치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보통 달러 강세는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져 수출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최근엔 강달러 기조가 수입 물가 상승과 주요국 수요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면 달러 대비 통화값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경우 미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금리차가 확대될 수 있다. 금리 역전폭이 커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되고 이로 인해 통화 가치가 더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2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한국은행에서는 연준 기조에 따라 금리인상 고삐를 당기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보다 금리인상에 더 신중한 모습이다. 

일본은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춰 -0.1%인 정책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역시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전달과 같은 3.65%로 동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 대비 통화 약세가 비단 한·중·일 3국에 국한된 것은 아닌 만큼 과도한 공포는 금물"이라면서도 "시장에서 심리적 고비를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데다가 이 같은 양상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제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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