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실적 '희비'···유조선사 웃고, 컨테이너선사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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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09-0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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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産 저가원유 공세에 유조선 운임 2배↑

  • 적재량 늘며 4분기 SK해운 등 회복 기대감

  • 컨테이너선 운임은 16개월만에 '최저치'

  • 물동량 감소·과잉공급 탓···HMM 비상

유조선 운임이 러시아의 저가 석유 공세 등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올해 초와 비교해 2배가 올랐다.

반면 컨테이너선 운임은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겹친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HMM 등 주요 해운사들은 실적잔치를 벌였으나, 이제 그 끝이 보이는 모습이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발틱 원유유조선지수(BDTI)는 1489로 연초 711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도 지난달 말 기준 27만 톤(t)의 원유를 운송하는 페르시아-중국 노선에 대한 운임 지수가 지난 2020년 3월 2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유조선의 운임이 오른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를 사용하지 않자 러시아가 저렴한 가격에 원유를 풀면서다. 유럽이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의 대체재로 액화석유가스(LPG) 및 석유를 비축하는 것도 유조선 운임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의 저가 공세에 이은 OPEC의 원유 생산량 증가와 역대급 고유가도 운임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페르시아만의 유조선 월간 적재량은 2020년 월평균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열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지는 4분기에는 유조선 운임이 더욱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에서는 유조선 선단을 운용하는 SK해운 등이 하반기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LNG운반선과 달리 유조선 운임 상승이 조선업계의 이익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주요 선사들이 건조에 최대 3년이 걸리는 새 유조선보다는 중고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상반기 전 세계 조선 발주 물량 집계에서 초대형 유조선(VLCC)은 한 척도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이 오면 유럽의 수요에 더해 아시아 특히 한국, 중국, 일본으로 이동하는 원유 화물의 수가 증가하면서 운임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운 것은 유조선 운임과 함께 유조선 가격은 올랐지만 수주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역대급 실적을 자랑했던 컨테이너선 시장의 실적 잔치는 끝나는 모양새다. 지난 2일 기준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306.64포인트 내린 2847.62를 기록했다.

SCFI 지수가 30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4월 23일(2979.76) 이후 처음이다. 1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고점인 1월 7일(5109.6)과 비교하면 44.26%가 감소했다. 낙폭은 SCFI 통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최대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물동량이 감소했으며, 주요 해운사들의 선복량 경쟁으로 인해 과잉공급이 발생한 것이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장 국내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HMM의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신영증권은 HMM 목표주가를 4만2000원에서 2만4500원으로 낮추면서 HMM의 향후 기업가치가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HMM이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 선복량을 120만 TEU(1TEU는 컨테이너 1개 분량)까지 확장한다는 중장기 경영전략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상된 하락임에도 그 하락폭이 지나치게 크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나중에는 노는 배가 남아돌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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