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횡령 6년 새 6배 급증…'부실 관리' 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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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8-2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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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사의 임직원 횡령 규모가 6년 새 6배나 늘었다. ‘부실 관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와중에 횡령사고가 발생한 금융사의 임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여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판도 있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발생한 횡령사고는 총 327건이다. 규모는 1704억원에 달했다.
 
피해액은 매년 증가했다. 2017년 144억원에서 2020년 177억원, 2021년 261억원, 올해 8월 876억원까지 커졌다.
 
횡령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일반은행권이다. 5년간 894억원에 달했다. 이어 상호금융사 256억원, 자산운용사 167억원, 저축은행 14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개별금융사별로는 우리은행 716억원, 단위농협 153억원, 하나은행 69억원 등이 가장 높았다.
 
발생 빈도수가 가장 높은 업권은 상호금융사(신협·농협·수협)로 6년간 총 136회가 발생했다. 이어 일반은행 94건, 보험사 67건, 증권 15건 순이다. 개별금융사 중에는 단위농협이 59회로 가장 많았고, 신협(58회), 하나은행(17회)도 높았다. 이들 3사의 경우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6년 연속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신한은행(2018~2022년)과 NH농협은행(2017~2022년), 수협도 5개 연도에 걸쳐 횡령이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발생했다. 보험사 중에선 삼성생명이 유일하게 4년간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이외 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도 3회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 와중에도 임원들이 고액의 연봉과 성과급을 챙겨왔단 점이다. 직접적 경영책임이 있지만, 이를 묵인했다. 이는 동일한 금융사에서 횡령 사건이 매년 반복되는 부정적 효과를 창출했다. 재발 방지대책도 미흡했다. 지난 6년 동안 3회 이상 횡령사고가 발생한 업체 11곳의 총 성과급 지급 규모는 642억원이다.
 
양정숙 의원은 “횡령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임원들이 사고 발생 연도에 고액연봉과 상여금까지 챙긴 것은 금융계의 고질적 모럴헤저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금감원 역시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좀 더 고차원적인 금융소비자 피해 예방책과 사전 관리 방안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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