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중 이어 세계 3위 국방비 지출국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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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8-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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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21년 11월 27일 도쿄도 네리마구 등에 있는 육상자위대의 아사카주둔지에서 병력을 사열하고 있다. [사진=교도·연합뉴스] 

일본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국방비 지출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만-중국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의 방위비 확대 주장이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관측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2023년도 방위 예산을 5조5000억엔으로 사상 최대 금액을 요구하기로 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등 금액이 지정되지 않은 항목들이 포함되면 예산은 5조5000억엔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성은 극초음속 시스템을 포함해 중국과 북한의 로켓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과 레이더 시스템, 무인 전투기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함대와 항공기에서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 100여 발을 확보해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고, 영국과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예산도 마련할 계획이다.
 
일본은 그간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 내외로 유지했다. 그러나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방위비를 GDP의 2%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총선에서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한 만큼, 공약 실현 가능성은 커진 셈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의 데이터에 따르면 방위비를 GDP의 2%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일본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국방비 지출국이 된다. 현재는 세계 9위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방위 예산은 종전 이후 가장 큰 증액으로, 일본이 세계 최고의 군사비 지출국 중 하나가 되는 길 위에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중국 긴장 고조, 북한 핵 등이 방위비 증액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됐다”고 짚었다.
 
지지 프레스가 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방위비 증액에 동의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된 중국의 군사 훈련이 중-일 갈등으로도 번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달 초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중국군 미사일 5발이 떨어졌다. 중국 미사일이 일본 EEZ에 낙하한 것은 처음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일본과 인접한 중국, 러시아, 북한 등 핵 보유국 3개국은 총 550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자위대로 알려진 일본군 규모는 약 23만1000여 명이다.
  
호주 캔버라 소재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일본 정치학 교수인 아우렐리아 조지 멀갠은 방위비 증액이 정치적 교착 상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봤다. 기시다 총리와 무파벌로 통하는 하마다 야스카즈 신임 방위상이 자민당의 강경파 간 방위비 증액 문제를 두고 씨름을 벌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가 아시아 주변국과 해빙 무드로 전환하지 않는 한, 일본이 방위비 확대를 통해 기대한 결과를 얻기는 난망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선임연구원인 아오키 나오코는 "일본의 방위 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아시아 지역의 다른 국가들에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인구 급감 문제로 인해 군사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토 도시유키 가나자와공업대학교 교수는 “일본 내에서는 인구 감소로 인해 급여를 크게 올리지 않는 한 전투기나 함대를 늘리더라도 충분한 조종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방위성에 따르면 대학 졸업 후 입대한 일본 장교의 첫 해 연봉은 약 360만 엔(약 2만7000달러)이며, 40세가 되면 600만엔(약 4만4000달러)까지 오른다. 미군 장교는 4년의 경력을 쌓으면 약 6만20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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