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에 시름하는 K산업] 엔·위안화도 동반 약세···한·중·일 수출경쟁 더 치열해진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동 기자
입력 2022-08-25 13:4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달러 가치만 올라···환율 효과 미미

  • 원자재 수입 부담 가중에 수출기업 비상

달러 가치가 급등했지만, 이외 화폐의 가치가 절하되면서 국내 주요 수출기업이 변동성에 흔들리고 있다. 통상 호재로 여겨지는 달러 강세 국면에도, 수출 경쟁력이 전혀 높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산업 구조가 유사한 중국이나 일본과 글로벌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수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세계 시장 전체적으로 달러화의 가치만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 난제란 이야기다.

실제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139.38엔으로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달러당 130엔 수준을 회복했지만 아직도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또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6.8523위안으로 고시돼 지난 2020년 8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최근 1330원을 넘어서 2009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5월 0.5%포인트, 6월과 지난달 각각 0.7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강경한 조치를 단행한 여파로 분석된다. 동아시아 3국이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해외 투자자가 각국 시장에서 이탈하고 미국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달러 강세 국면은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연준이 다시 한번 0.75%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준금리 대폭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달러화는 더욱 강세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과거 환율 급등 시기 수출기업이 실적 호조를 기대했던 것과 큰 차이다. 실제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국내 기업의 수출품 가격 경쟁력이 크게 개선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글로벌 전반적으로 달러만 강세인 국면이라서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제고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나 중국의 위안화도 국내 원화와 유사한 수준으로 급락한 탓이다.

이에 오히려 가치가 급등한 달러화를 얻기 위해 글로벌 수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예년보다 달러화 가치가 크게 오른 만큼 수출을 조금만 늘리더라도 대규모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출 시장을 놓고 한·중·일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실제 국내 기업에서는 원화 약세로 해외 원자재 수입 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그만큼 수출을 늘리지 못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엔화·위안화도 동일하게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과 중국 기업 역시 사활을 걸고 수출을 늘리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똑같은 달러 강세 국면이지만 이전에는 원화 이외의 주요국 화폐 대부분이 강세인 반면 이번에는 순수하게 달러화 가치만 급등하고 있다는 큰 차이가 있다"며 "수입 비용 부담으로 리스크가 늘어난 기업 입장에서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 해외 시장을 놓고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