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단비" 중국 남부지역, 폭염·가뭄 해갈에 숨통 트이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예지 기자
입력 2022-08-24 18:5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8월 23일부터 9월 1일 중국 강우량 예보도[사진=중앙기상대]

"비 내리는 것을 그 누구보다 싫어했는데 비 소식이 이렇게 반가운지 몰랐다. 비가 시원하게 내려 더위가 가셨으면 좋겠다."

24일 쓰촨성 성도 청두 진뉴구에 사는 양모씨는 기자에게 오는 26일 비 소식이 예보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도 느껴질 만큼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지난주만 해도 "에어컨을 틀었는데도 더워 연신 부채질해보지만 더위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며 연일 불편함을 토로했었다. 그는 머리를 자를 때도 '불가마'를 경험하느라고 고생했다며 청두 내 미용실, 커피숍 등 여러 상점은 여전히 에어컨을 틀지 않고 현지 정부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화려한 불빛을 수놓았었던 청두 대표 상권인 국제금융센터(IFS), 타이구리(太古里)도 '암흑'으로 변했다고 했다.

중국도 여름이 물러난다는 절기 처서가 지나니 더위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중국 기상 당국인 중앙기상대는 차가운 공기 영향으로 23일 오후부터 산시(陕西)성 남부, 허난성, 산둥성 남부, 후베이성, 안후이성, 장쑤성 지역 일대의 기온이 떨어졌다며, 특히 최근 연일 40도를 웃돌았었던 허난성 남부 지역, 안후이성 북부 지역, 장쑤성 북부지역은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기상 당국은 24일 저녁부터 다음달 1일까지 화북 지역, 쓰촨성, 화난지역, 윈난성 등지를 중심으로 40~80mm의 비가 내릴 것이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200mm의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27일부터 30일 나흘간 쓰촨성 북서부 지역에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쓰촨성 내 폭염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저장성, 후난성, 장시성 일대는 26~27일 고온 날씨가 풀리고 쓰촨성 일대는 29~30일쯤 가장 늦게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쓰촨성에 이번 비 소식은 '단비'가 될 전망이다. 이번 비 소식으로 쓰촨성의 전력난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쓰촨성이 최고 기온 40도를 웃도는 최악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수력 발전에 대부분 전력을 의존하는데, 창장(양쯔강) 수위가 관측이 시작된 1865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당국은 오는 25일까지 모든 산업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계획 정전 조치를 시행했지만, 일반 주민들도 전력난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계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쓰촨·충칭·후베이 등 양쯔강 유역 9개 성·시 주민 246만명과 가축 35만마리가 식수난을 겪고, 215만㏊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블룸버그는 쓰촨성의 수력 발전으로 얻은 전력의 약 3분의 1을 장쑤성·저장성·상하이 등 다른 7개 성급 지역으로 송전하는 데 쓰촨성 가뭄으로 인근 대도시에 연쇄 충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의 경우 전력 사용을 줄일 목적으로 와이탄 해안가의 실외 조명을 껐고 후베이성 우한도 창장 라이트 쇼를 중단한 상황이다. 

이번 비 소식이 가뭄을 해결하는 데 어느 정도 작용할 것이지만, 이미 가뭄이 상당히 악화한 만큼 완전히 회복하기엔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는 이번 쓰촨성 혼란으로 이미 리튬 등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는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피해가 나타나 중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