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건 해당하는 전기차 모델 15종

8월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UPI 연합뉴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하 인플레 감축법)을 통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종 가운데 한국차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 팔리는 전기차 모델 15종만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인플레 감축법의 목표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보다는 중국 배터리 산업 겨냥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인플레 감축법 타깃은 ‘중국’ 
16일(현지시간)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인플레 감축법이 내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 감축법의 목표 중 하나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40%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해당 법안에는 2032년까지 10년간 중·저소득층 대상으로 중고 전기차 또는 신차 구입 시 세액공제를 최대 7500달러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법에 따르면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구매자의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여야 하며, 사려는 전기차가 특정 가격대를 넘지 않아야 한다. 부유층이 공제 혜택을 누리는 것을 차단하고 저소득층의 전기차 구매를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또 다른 조항이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부품이 북미에서 제작·조립돼야 하며, 배터리에 사용된 광물의 경우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된 것이어야 한다.

타임지는 “가장 중요한 조항은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전기 자동차에 북미 대륙에서 채굴되거나 재활용된 광물로 제작된 배터리를 써야 한다는 점”이라며 “해당 법안은 2024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의 (부품과 원재료) 비율이 최소 50%가 미국, 캐나다 또는 멕시코에서 생산돼야 하며, 2028년까지는 100%를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대다수의 광물, 부품 및 배터리 셀은 현재 중국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과 FTA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산 광물을 사용한 배터리가 사용된 전기차는 혜택에서 제외된다. 사실상 중국산 소재를 사용했거나 북미 외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장착되기 힘들어진 것이다.
 
실제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타임지는 지적했다. 중국산 니켈과 코발트 함량이 높은 배터리에 대한 전기차 업계의 의존도를 줄이고, 철과 인산염 등 미국 원자재의 생산을 촉진하겠다는 셈법이다.
 
중국은 반발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미국 반도체 지원법(반도체칩과 과학법)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겨냥한 일련의 움직임은 미국이 국제 경쟁에 당당히 참여하기보다는 보호무역주의를 수용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건 해당하는 전기차 모델 15종 
미국 자동차혁신연합의 존 보젤라 대표에 따르면, 북미에는 중국과 유사한 규모의 배터리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법안이 요구하는 사항을 전기차 업계가 충족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그는 성명을 통해 “7500달러에 달하는 세액공제가 문서상으로는 존재할 수 있지만 앞으로 몇 년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은 없을 것”이라며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40~50% 수준으로 늘리려는 자동차 업계의 목표에 큰 차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해당 법안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차량의 가격도 제한했다. 세단·해치백·왜건의 경우 5만5000달러, 트럭·SUV 및 밴의 경우 8만 달러로 차량 가격을 제한했다. 고급 세단을 생산하는 루시드나 트럭을 주력으로 미는 리비안 등 고가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카구루스의 분석 책임자인 케빈 로버츠는 해당 조항으로 인해 향후 전기차 가격이 5만5000달러 또는 8만 달러 미만으로 책정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북미 배터리 원자재 가격, 북미 공장 건설 등에 따라 전기차 가격이 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전기차 기업들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정치적, 금전적 장애물이 많아서다.
 
법안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는 전기차 모델은 손에 꼽힌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의 약 15개 모델만이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법안의 조건을 충족하는 모델은 캐딜락 리릭, 쉐보레 블레이저 EV, 쉐보레 볼트 EUV, 쉐보레 실버라도 EV, 포드 F-150 라이트닝, 포드 머스탱 마하-E, 닛산 리프, 리비안 R1S, 리비안 R1T, 테슬라 사이버트럭, 테슬라 모델 3, 테슬라 모델 Y, 폭스바겐 ID.4이다. 한국산 전기차는 없다. 
 
이들 15개 모델 중에서도 구매자가 차량 옵션을 선택하거나 업그레이드를 하면 혜택을 못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리비안 R1S는 7만2500달러부터 시작하지만 고급 스피커 등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면 가격이 8만 달러를 넘겨 세액공제 조건에서 벗어난다.
 
다만, 중고 전기차 가격이 저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안은 중고 전기차 가격이 2만5000달러 이하에 연식이 2년 이상 된 경우 최대 40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중고차는 메이드인아메리카 요구사항을 준수할 필요가 없다. 로버츠는 “현재로서는 (2만5000달러 미만의 전기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향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카구루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의 평균가격은 3만863달러지만 중고 테슬라의 경우 6만7134달러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향후 10년간 중고 전기차 가격이 2만5000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많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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